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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세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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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장식품이 아니라 인간이니 화장을 하겠다. - 2 평소 심심하면 카페에 가서 책을 읽는다. 설 다음 날, 설 연휴에도 딱히 할 일 없어서 책을 가지고 카페에 갔다. 그것도 외출이라고 나름 꾸민다고 화장을 한다. 그날도 파운데이션을 바르고, 눈썹을 그렸다. 아이섀도, 마스카라, 립스틱까지 발랐다. 립스틱은 나름대로 발색을 신경 쓴다고 두 종류를 써서 그라데이션을 만들어냈다. 겨우 혼자 책 보러 가면서 정성 들여 화장했다.두 시간쯤 책을 읽는데 몸이 너무 아팠다. 전날 저녁부터 몸살기가 좀 있긴 했다. 좀 괜찮아진 것 같아서 나왔는데, 가만히 있으려니 몸이 점점 아파져 왔다. 목욕탕에 가서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면 좀 풀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목욕탕을 가려고 나왔다. 다른 건 괜찮은데 마스카라를 어떻게 지워야 하느냐는 생각이 들어 집으로 향했다. 전용 ..
나는 장식품이 아니라 인간이니 화장을 하겠다. - 1 나는 화장하는 사람이다. 기초화장, 피부를 표현하는 화장, 색조화장까지 한다. 화장도 별로 예쁘게 나오지도 않고, 튀게 하지도 못하는 초보이다. 그런데 화장한다는 이유로 간혹 싸워야 한다. 나는 지정 성별이 남성이다. 그리고 시스젠더이다. 요즘에 조금씩 내 성별을 특정해야 한다는 데 의문을 품긴 하지만, 일단은 시스젠더이다.우리 가족은 내가 화장을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싫어한다. 혐오에 가까운 것 같다. 화장하면 잔소리를 한다. 적당히 하라느니, 얼굴이 너무 하얗게 되었다느니, 애(내게는 조카)가 내 화장 때문에 운다느니 온갖 핑계로 화장하는 것 자체를 갖고 건든다. 그 정도는 좀 참고 지냈다. 그러다 참지 못할 만큼 화나는 일이 생겼다. 아버지 정년퇴임 후에 직원들과 밥 먹는 자리를 마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