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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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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마가 편해 보이냐? 이번 유니클로 광고 시리즈는 재미를 추구한다. 남자들의 바지가 불편하다면서 이 바지를 입으면 '감탄'할 만큼 편하다고 광고한다. 광고를 재미있어하는 사람이 많다. 단 상대적으로 남성보다 편안하다는 치마, 이 이야기가 조금 불편하다. 왜냐하면, 치마 입는 과정은 불편하기 때문이다. "여자들의 스커트를, 그들의 편안함을, 언제까지 부러워만 할 것인가."는 불편한 말이다. 먼저 치마를 입을 때 신경 쓸 것이 많다. 속옷이 보이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 짧은 치마의 경우 H라인으로 팽팽하면 움직임도 불편하고 앉았을 때 틈으로 속옷이 보일까 봐, 허리를 숙일 때 뒤로 엉덩이와 속옷이 보일까 봐 신경 쓰인다. A라인의 경우 상대적으로 덜하지만 짧으면 신경 쓰인다. 펜슬 스커트 같은 경우에는 밑으로 내려갈수록 점점 ..
저기 남잔데 치마 입었어 오늘도 글을 쓰기 위해 외출할 준비를 했다. 입술이 너무 어두워서 조금이라도 건강해 보이려고 처음으로 틴티드 립밤을 써봤다. 거울을 봤는데, 자연스러운 것 같다. 조금 더 중성적으로 보인다. 내가 원하는 젠더 블라인드에 가깝게 연출…은 못하겠구나. 머리도 예쁘게 묶었는데 목이 활짝 드러나는 셔츠와 니트를 입었다. 내 목은 매우 뾰족하게 튀어나와 있다.집을 나와 천천히 걸었다. 심부름도 하고 동문로에 도착했다. 그리고 평소 글을 쓰기 위해 찾는 곳에 도착했다. 얼굴 보고 이야기 하는 것이 좋아 사이렌 오더를 별로 안 쓰려고 하다 보니 기다리는데, 한 중년 여성분이 나를 스치고 지나갔다.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그런데 카운터 한구석으로 가서는 말을 걸려 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수군대는 소리가 들렸다..
치마 왜 입어? - “왜 치마 입어?” “예뻐서 입는데?”“치마 왜 입어?”치마가 7벌이 되기까지 이 질문 참 많이 들었다. 분명 이유를 썼던 것 같은데, 묻는 사람이 종종 있다. 일일이 답해주는 건 쉽지 않다. 치마 입는 이유가 뚜렷하게 한 가지가 아니라 반복해서 같은 말을 할 수 없다. 같은 대답을 해줄 수 있다고 해도 반복은 짜증을 부르는 일이다. 무엇보다 질문의 뉘앙스가 모두 다르다. 생각해 본 적 없는 의문에 맞춰 이유를 다시 생각해보아야 한다. 옷 입는 것 갖고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니 이것도 우스운 노릇이다.“바지보다 예뻐서”대답을 아무리 좋은 걸 찾아도 이 이상의 대답을 할 게 없다. 나는 치마가 바지보다 예뻐서 입고 싶은 것이다. 다른 이야기에서 저항이라는 말도 했지만, 저항한다고 굳이 치마 입을 이유는 ..
치마를 입자 - 남친이 좋아하는 데이트룩환절기라고 부를 만할 그때쯤부터 옷을 자주 샀다. 추워지는데, 입을 옷도 바꾸어보고 싶어서 한두 번 보다가 빠져들었다. 한동안은 자주 보면서 이미 사둔 치마랑 맞춰 입을 상의도 찾고, 다른 모양의 치마도 찾아보았다. 남자 혼자 가서 매장에 가서 여성복이라 불리는 것을 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친구 매상 올려줄 겸 친구 가게에 갔다가 “여기 너 입을 옷 없어. 너 여자친구 데려와서 여자친구 옷이나 사줘.” 소리까지 듣는 바람에 더 위축됐었다.그래서 더 한동안 온라인 쇼핑몰만 봤었다. 치마를 사려고 하니 보는 분류는 당연히 여성복의 치마나 니트류다. 바지는 많이 갖고 있으니, 굳이 더 살 필요는 없고, 나랑 어울릴 만한 옷이 뭐가 있을까 찾아보았다. 매일..
짧은 치마를 샀다 치마를 몇 개 돌려 가며 입고 있다. 몇 번 돌려 입다 보니 치마가 너무 적은 것 같아 아쉬웠다. 그래서 새 치마를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인터넷으로 주문하기는 싫고, 직접 보면서 사고 싶었다. 그래서 옷 가게가 많이 있는 동네로 갔다. 가서 돌아다니면서 구경하는데, 밖에서 구경하다가 막상 들어가려니 망설여졌다. 옷 살 때 버릇 중 하나가 밖에서 대충 보고 안에 들어가서 사는 것인데, 가게들이 너무 작아서 들어가기 꺼려졌다. 안 사고 나오면 좀 안 그럴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점원이 좀 나이 있어 보여 불안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 어떤 치마를 살까?그렇게 며칠 망설이다 플레어스커트를 입은 날, 맥주가 마시고 싶어 단골 가게로 가다가 옷 가게에 들어갈 용기가 생겼다. 그때부터 어떤 치마를 살까 고민을 해..
치마와 성폭력 요즘 치마를 입는다. 치마는 특별한 때에나 반강제로 입던 것이었다. 스스로 입기 시작한 지 이제 한 달이 좀 넘었다. 그것도 처음에는 어색해서 청바지 위에 랩스커트로 입었었다. 그렇게 1주일 후 용기를 얻고, 스타킹 내지 레깅스를 신고 치마를 입는다. 이제 남들처럼 치마를 입은 지 3주가 지났다. 이제는 이렇게 치마를 입고 다니는 것은 쉬운 일이 되었다. 그런데 대화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난 남성기를 갖고 태어난 인간이다.길에서 치마를 입고 다니는 것이나 카페에 앉아 있는 것 자체는 사람들이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 나한테 시선이 집중되는 기분도 없다. 내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관심을 두지 않는다. 아니, 애초에 나한테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걸 알게 된 후로 별로 신경 쓰고 다니지 않게 되었다..
치마 입기 나는 예쁜 옷을 좋아한다. 옷을 사러 가면 별로 예쁜 옷이 없어 항상 고민했다. 조금이라도 예쁘다 싶으면 가격이 부담스럽거나 여성복으로 파는 것들이었다. 그런 여성복을 사볼까 하다가 다른 사람의 눈이 무서워서 구입해본 적이 없다. 사이즈가 안 맞을까 걱정, 이상하게 볼까 걱정. 걱정, 걱정, 걱정, 그렇게 걱정만 하며 내 취향을 피하기만 했다.육지에서 2년 가량 살다가 집에 돌아왔는데, 내 상태는 엉망이었다. 마지막 1년에 겪었던 스트레스와 과로 때문이었다. 그래도 만나는 사람이 생기면서 상태가 점점 좋아졌다. 하지만, 방황하게 되었다. 긴장이 아직 남아 있는 데다, 다가오는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로 방황을 선택한 것이다. 방황을 끝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하던 중 큰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