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보우 이즈 더 뉴 블랙 5강 - <퀴어의 다양한 형태 4 – 관계 지향>

2018.8.28.(화) 19:00


1. Sexuality와 Queer

  - Sexuality: 신체적 성(Sex), 성별 정체성(Gender Identity), 성적 지향(Sexual Orientation), 연애 지향(Romantic Orientation)뿐만 아니라 성에 관한 사고, 감정, 가치관, 관계, 행동 등을 포괄하는 개념

  - Queer: “괴상한”이라는 형용사에서 유래한, 남성 동성애자를 일컫던 말. 현재는 성소수자 전체를 포괄하는 단어

  - 성소수자: 사회적 다수로 알려진(사회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이성애자, 시스젠더와 비교되는 성적 지향, 성정체성, 신체 등을 지닌 이들로 크게 신체, 성별 정체성, 성적 지향, 연애, 관계 지향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2. 관계

  - 관계(Relationship): 서로 관련을 맺는 것

  - 관계 맺기의 방식

     1) 연애관계

     2) 우정관계

     3) 생활반경

     4) 부부관계

     5) 부모자식관계

     6) 씨족관계

     7) 적대관계

     8) 업무관계

     9) 이웃

     10) 공적관계


  - 관계에서 퀴어

     1) 이성애 정상성에서 벗어나는 관계 형태

     2) 사회통념상 통상적인 형태가 아닌 형태의 관계

     3) 연애, 가정, 우정 등 다양한 형태에서 존재 가능


3. 이성애(Heterosexual)와 이성애 정상성(Heteronoamtivity)

  - 이성애의 어원

     1) 1892년에 출판된 성의 정신병리(Psychopathia Sexualis)라는 책이 번역되며 처음으로 언급된 것으로 봄.

     2) Hetero는 그리스어로 "다른 집단”, “또다른” 이라는 뜻

     3) Heterosexual은 Merriam-Webster's New International Dictionary에서 의학 분야로 “반대쪽의 한 성을 향한 병적 열정(morbid sexual passion for one of the opposite sex)”이라고 소개

     4) 2판에서는 “반대 쪽 다른 한 성에 대한 열정의 표현;일반적 성표현(manifestation of sexual passion for one of the opposite sex; normal sexuality)”

     5) 형용사로는 남성과 여성 사이의 친밀한 관계 혹은 성적 관계로 사용되었다.


  - 정상성

     1) 평범한 상태로 어떠한 개인의 행동이 그 사회에서 가장 흔한 행동인 것을 가리킴.

정상과 비정상의 기준은 오랜 논쟁거리지만, 그것은 권력이 정하는 임의적인 것이다. 사회가 건강하다면 나쁜 사람이 비정상이겠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제, 무엇이 선(善)인가라는 고뇌는 끝났다. 악당의 법칙(=광기)이 정상으로 간주되는 사회에서는 ‘힐링’에 매달릴 필요가 없다. - 정희진(2016.3.11. 한겨레, 정희진의 어떤 메모)


  - 이성애 정상성

     1) 혹은 이성애 규범성이라고 하며, 사람들이 서로를 보완하는 다른 성(gender)을 가진 이들이 서로에게 빠지는 것이 삶에서 자연스러운 규칙이라고 믿는 상태를 가리키는 말이다.

     2) 이성애가 정상이고, 기본적 성적 지향이라 가정


  - 이성애 정상성이 가져오는 것

     1) 사회적 차별

       + 정상성에 해당하는 표현에 순응하지 않는 비정상적 형태라며 억압하고, 낙인찍고, 제한함

       + 이성애가 자연스럽다며 혼인, 세금, 고용에서 차별

     2) 퀴어 개인에 대한 차별 - 도덕적 낙인

       + “좋은 성관계”와 “나쁜 성관계”를 하는 계층을 분리

       + 재생산하는 독점혼 관계에서 성관계는 “좋은 것”

       + “표준”에 못 미치는 관계에서 성관계는 “나쁜 것”

       + 이성애 사회가 아이들에게 최적의 사회라는 주장

       + 부모의 생물적 관계를 끊는다는 주장


4. 연애와 비연애

  - 이성애 정상성에서 연애

     1) 연애는 이성간에만 하는 것

     2) 이성 사이(남녀 사이)는 친구가 될 수 없다

     3) 좋은 성관계를 갖고 재생산할 필요.


  - 청소년 보호법에서 청소년 유해행위: 청소년 남녀 혼숙을 풍기 문란 영업행위로 보는 것

청소년 보호법 제30조(청소년유해행위의 금지) 누구든지 청소년에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 8호 청소년을 남녀 혼숙하게 하는 등 풍기를 문란하게 하는 영업행위를 하거나 이를 목적으로 장소를 제공하는 행위


  - 청소년 보호법에서 남녀 혼숙이 유해라면 다른 것은?

     1) 동성애자인 청소년의 동성간 모텔 이용은 합법이며 풍기문란하지 않은 무해한 행위?

     2) 양성애자인 청소년의 동성간 모텔 이용은 합법이며 풍기문란하지 않은 무해한 행위?

     3) 트랜스젠더 청소년의 모텔 이용은 무엇으로 판단?


  - 이성애 정상성에서 풍기문란

     1) 동성애자 청소년간의 남녀 혼숙은?

     2) 동성이지만 각각 법적으로 남성과 여성인 트랜스젠더 이성애자와 시스젠더 이성애자 청소년간의 남녀 혼숙은?


  - 남녀 사이의 연애 관계 간주가 가져오는 것

     1) 동성애 지우기

     2) 양성애 혐오와 지우기

     3) 무성애, 비로맨틱 지우기

     4) 트랜스젠더 지우기

     5) 간성 지우기


5. 연애 관계

  - 독점연애(Monoamory)

     1) Mono - 단일한, 하나의

     2) Amory - 라틴어로 “사랑”인 amor에서 유래

     3) 충실한 한 명의 파트너 외에는 배제

     4) 폴리아모리에 대응하는 말로 만들어짐.


  - 비독점적다자연애(Polyamory)


     1) Poly - 그리스어로 “많은”

     2) Amory - 라틴어로 “사랑”인 amor에서 유래

     3) 다자간의 연애 관계로 동시에 여러 명의 성애 관계(Sexual relationship)을 가질 수 있다는 경우


- Polyamory와 비독점

     1) 성적 지향과 관계 없이 1:1 관계만을 당연하게 바라보지 않음.

     2) 다자간 연애에서 중요한 것은 상호 동의와 상호 알림

     3) 사랑 ≠ 독점: 사랑은 독점이 선행되어야 하는가?


6. 혼인 관계

  - 단혼(Monogamy)

     1) gamy: 그리스어로 결혼인 “gamos”에서 유래

     2) 일부일처제라고도 부름

     3) 법적으로 단혼만을 채택하고 첩제를 채택한 경우도 존재. 조선 등에서 단혼을 채택하였으나 첩제 관행


  - 처첩제에서 차별 - 서얼

     1) 조선에서 정실 부인과 첩의 자녀를 차별하는 법

     2) 조선 왕조에서는 정실인 비와, 측실인 빈을 구분

     3) 비의 자녀는 대군과 공주, 빈의 자녀는 군과 옹주


  - 복혼(Polygamy)

     1) 2인 이상의 배우자를 두는 것

     2) 일처다부제(Polyandry): 남성(andry)이 다수인 형태

     3) 일부다처제(Polygyny): 여성(ginny)이 다수인 형태

     4) 집단혼(Group marriage)


  - 이슬람에서 복혼: 복혼의 형태지만 폴리아모리적 성향을 띔

꾸란 제 4 니싸아(여성)장

وَإِنْ خِفْتُمْ أَلَّا تُقْسِطُوا فِي الْيَتَامَىٰ فَانكِحُوا مَا طَابَ لَكُم مِّنَ النِّسَاءِ مَثْنَىٰ وَثُلَاثَ وَرُبَاعَ ۖ فَإِنْ خِفْتُمْ أَلَّا تَعْدِلُوا فَوَاحِدَةً أَوْ مَا مَلَكَتْ أَيْمَانُكُمْ ۚ ذَٰلِكَ أَدْنَىٰ أَلَّا تَعُولُوا

만약 너희가 고아에게 공평하게 대해 줄 수 없을 것 같은 두려움이 있다면 결혼을 할 것이니 너희 마음에 드는 여인으로 둘, 셋, 또는 넷을 취할 것이다. 그러나 그녀들을 공평하게 대해 줄 수 없을 것 같은 두려움이 있다면 한 여인이나 아니면 너희 오른 손이 소유한 것을 취할 것이다. 만약 너희가 그들을 공정하게 대할 수 없다는 두려움이 있거든, 오직 한 여자와 결혼하라.


7. 비혼과 비연애

  - 비혼

     1) 혼인이 의무이자 인생의 과업으로 정상성의 기준으로 볼 때 사용하던 미혼을 대체하는 단어

     2) 미혼: 아직 혼인하지 않은 것

     3) 비혼: 혼인 상태가 아님


  - 비연애

     1) 연애하지 않음.

     2) 연애 못함과 별개

     3) 비연애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 재생산 중심 사고

     4) 비연애와 혼전순결: 연애는 여성의 혼전 순결을 훼손할 염려가 있어 제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었음. 단 여성간 동성의 연애는 이성과의 사랑을 연습하는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보던 시절이 있었음.

나는 남성이 되기를 주저한다. 나의 성적지향은 양성애(Bisexual)이고, 나의 성 정체성은 안드로진(Androgyne)이다. 그리고 나는 페미니스트이다. 남성이 되기를 주저하는 건 성 정체성과 페미니스트로서의 신념 때문만이 아니다. 내 안에는 남성과 여성이 모두 존재하고, 지정 성별 남성으로 혜택을 받았던 것들이 있다. 난 매개체로써, 도구로써 존재하고 싶지 않다. 나는 오로지 나로 존재하고 싶다.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는 단순한 유전자 전달 매개체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유전자 전달 매개체라고 해도 그건 생명의 본질에 관한 이야기일 뿐, 내가 환경과 상호작용하고,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는 것과는 관계없다. 가부장제는 자연 발생도 아닌데 인위적으로 나를 주체가 아닌 매개체로 만든다. 그래서 가부장제가 아직도 공고한 이곳에서 남성이 되기를 주저할 수밖에 없다.

가부장제에서 남성은 지배적 성이다. 그래서 여성을 대상화하고 도구화하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그렇다고 남성이 주체가 되는 건 아니다. 가부장제는 남성도 도구로 만든다. 성(姓)을 전달하는 집안의 명성과 가치를 대물림하거나 일으켜야 하는 매개체나 도구로 만든다.

나는 장남이고 장손이다. 결혼과 재생산은 나에게는 선택이 아니라 의무라는 이름으로 씌워졌다. 나에게 어떤 권리가 있냐고 물었을 때, 제사하고 대물림하는 게 권리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때 나는 그게 어떻게 권리냐고, 그건 의무에 불과할 뿐이라고 맞섰다. 그리고 화가 나서 나는 비혼을 선언했다.

나는 내 유전자를 물려주어야만 한다는 생각이 없다. 내가 결혼을 하든, 누군가와 아이를 만들든, 입양하든 나는 내 정신적인 것을 알려줄 생각밖에 없다. 내가 성과 의무를 물려받았기에 당연히 전달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물려준다기보다 나를 알려주고 소통하고 싶을 뿐이다. 굳이 내 핏줄이 아니어도 전달할 수 있다. 나는 누군가에게 나의 유지를 잇는 의무를 지우고 싶지 않다. 다음 세대의 삶은 다음 세대가 선택하는 것인데, 그 선택을 못 하게 하고 싶지 않다. 내가 생각하는 가부장제는 다음 세대의 삶을 억압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 가부장제에서 먼저 벗어나기 위해 남성이 되기를 주저한다.

나는 매개체가 아니라, 주체로서 살아가고 싶다. 나의 길은 전달자가 아니다. 나다.

난 비혼[각주:1]이다. 결혼이라는 것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결혼을 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을 안 해본 것도 아니다. 어쩌다 보니 난 결혼을 하지 않고 있었다. 결혼에 관한 생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결혼식을 어떤 방식으로 해볼까, 결혼하기까지 치러야 할 과정이 어떨까 한참을 상상해본 적이 있었다. 그때는 미혼[각주:2]이었다. 요 몇 달 동안 몇 번에 걸쳐 집에 비혼을 선언했다. 이제는 미혼이 아니다. 비혼이다.

20대 초부터 아버지에게 '장가 빨리 가라.', '손주를 빨리 보고 싶다.' 등의 말을 들었다. 처음에는 별생각 없었는데 나이 먹을수록 굉장히 부담스러웠다. 중간에 결혼하고 싶은 사람이 있기도 했고 결혼과 살 곳에 관하여 이야기 나누며 고민하기도 했다. 각자 원하는 삶의 터전과 삶의 방식은 달랐다. 같이 살지 않고 각자의 삶을 지키려는 욕망이 같이 살아야만 한다는 욕망보다 강했다. 적어도 지금에 와서는 그런 생각이 든다.

시간이 지날수록 결혼해야 한다는 욕망이 점점 사그라들었다. 결혼에 관한 내 생각이 많이 달라지기도 했다. 처음에 결혼은 새로운 가족을 만드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었다. 결혼은 가족 간의 결합이었다. 심지어 결혼의 주체는 나와 내 배우자도 아니었다. 그렇게 내가 주체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좀 더 나를 돌아보고 나를 먼저 존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혼식을 어떻게 할지 여러 가지 상상을 해보았다. 주례 없이 더 부부의 삶에 집중할 수 있는 결혼식, 뮤지컬 무대처럼 모든 게 극이 되는 즐거운 결혼식, 하객은 소수만 불러서 평일 저녁에 치르는 조용한 결혼식, 파티처럼 온종일 사람 모아놓고 놀다가 공개 선언하는 결혼식, 축의금 대신에 각자 기부하는 결혼식 등 여러 가지를 생각해보았다. 하지만 결혼식의 주인은 결혼하는 부부가 아니었다. 무대 위의 주인공일 뿐 결혼식의 주체는 양가 부모였다.

결혼한 이후의 삶을 생각해보았다. 각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독립적인 개개인의 모습, 만약 아이를 낳는다면 (법적으로 가능한지 모르겠지만) 부부 각자의 성을 딴 성이 다른 아이들 등. 하지만 결혼은 새로운 가족이지만, 기존 가족에 종속된 존재였다. 제사나 집안일을 도울 것을 요구하거나, 각자의 의사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기존 가족과 새로운 가족까지 모두 고려해서 삶을 조절해야 한다.

사회적 동물이니까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거기까지는 괜찮다. 그걸 넘어서서 나의 존재가 지워지는 것은 싫다.

나는 장남이다. 그리고 장손이다. 가부장제의 중심이 되는 대를 잇는 남성이다. 나는 그 장손이라는 호칭이 싫다. 대를 잇는다는 것도 싫다. 그건 내가 나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나는 대를 잇는 도구에 불과하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어쩌다 보니 술에 취한 아버지와 싸운 적이 있다. 그때 더 절절하게 알게 되었다. 

"장손으로 권리가 뭐 있습니까?"

"대를 이을 권리가 있지."

"그게 무슨 권리입니까? 의무이지."

"장손은 집안일을 챙길 권리가 있지."

"그것도 의무이지 무슨 권리입니까?"

"난 무슨 권리가 있는지 말씀하세요."

"장손인 것 자체가 권리이지."

"아니, 장손이라고 집안에서 발언권이 큰 것도 아니고, 맨날 하는 소리가 할아버지가 없어서 그렇다면서 징징대기밖에 더하셨습니까? 장손이 힘이 있으면 작은할아버지들이 말이 안 되는 소리 하면 말이 안 되는 소리 한다고 큰 소리라도 쳐보셨습니까? 무슨 말을 하면 기죽어서 조용히 있는 주제에, 무슨 말 하면 네네 소리밖에 못 하면서 무슨 권리가 있다는 겁니까? 어차피 재산도 공평하게 물려받았는데, 무슨 힘이 더 있는 겁니까?"

"그러니까 내가 너희들 부담 안 가게 집안 일 정리하겠다고 했잖아."

"아니 평소에 큰소리나 좀 치고 이야기하세요. 내가 말하면 싸움 되고, 어머니가 이야기하면 싸움 되는데 그러기 전에 아무것도 못 하면서 무슨 소리입니까?"

"너가 나중에 결혼해서 문중회 들어온 다음 큰소리쳐."

"아니 그때 되면 그때대로 또 큰소리치는 어른들은 어떡할 겁니까?"

"어차피 촌수가 점점 멀어지고 안 보게 되어 있어."

"그걸 기다릴 게 아니라 지금 바꿔야 할 거 아닙니까?"

"너네 자식 때 되면 바뀐다."

"내가 자식을 왜 낳아야 합니까?"

"대를 이어야지."

"내가 왜 대를 이어야 합니까?"

"너 장손이잖아."

"내가 장손 하고 싶어서 했습니까? 권리도 없는 장손 뭐 하러 합니까?"

"너 결혼 안 하고 애 안 낳을 거냐?"

"결혼해서 뭐합니까?"

"장손이 왜 결혼을 안 하냐?"

"장손이라고 왜 결혼을 해야 합니까?"

"대이어야지."

"내가 대를 잇는 도구입니까? 난 나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도구로 만들어진 겁니까?"

"언제 도구랬냐?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되지."

"아니 장손이라고 더 큰 권리도 없고, 의무만 가득한데 도구가 아닙니까? 내가 선택 안 할 수도 없다면서."

"그게 어떻게 도구냐?"

"도구지요. 나는 결혼 안 할 겁니다. 애도 안 낳을 거고. 애를 낳는다고 해도 제사고 뭐고 다 없앨 겁니다. 내가 도구가 되기 싫은 만큼 다른 사람도 도구로 만들기 싫습니다."

"넌 재산 안 물려줄 거다."

"물려주지 마세요. 어차피 법적으로 배분해야 하는 건데."

"너 동생이, 너 조카가 장손 노릇 하면 되지."

"무슨 의무를 떠넘기는 걸 뭘 주는 것 모양으로 이야기합니까?"

이런 식의 대화인지 싸움인지 모를 것을 통해 내가 도구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장손이라는 굴레를 이제 벗어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렇게 비혼을 선언했다. 아직 독립도 못 하고 부모님과 함께 사는 주제에 비혼을 선언한 것도 좀 우습긴 하지만, 난 나라도 나를 존중하고 싶다. 나는 도구가 아니라 존엄한 인간이라고 인식하고 싶다. 그래서 비혼을 선언했다. 도구화를 끝내고 싶고, 인간을 존엄하게 여기고 싶어서 비혼을 선언했다.

  1. 결혼을 하지 않음. 결혼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라는 의미가 있다. [본문으로]
  2. 결혼을 아직 하지 않음. 결혼은 당연히 하는 것이라는 전제가 있는 말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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