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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딸이 강간 피해자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EBS에서 하는 를 보다가 출연자 중 한 명이 '본인 딸이라도 그렇게 말씀하시겠어요?'라는 말을 했다. 그 말이 굉장히 폭력적이라는 생각에 얼굴을 찌푸렸다. 비슷한 감정을 가진 적 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났다. 몇 년 전에 했던 토론 때 들었던 말이었다.몇 년 전 연수 받을 때였다. 토론 프로그램이 있었다. 난 토론을 굉장히 좋아해서 기대하고 있었다. 주제는 당시에 한참 논란이었던 '성범죄자 화학적 거세'였다. 법은 이미 통과된 상태였고, 압도적인 여론 때문에 반대쪽을 다들 하기 싫어했다. 하지만, 나는 반대하는 입장이어서 어떻게 토론에서 이겨볼까 하는 생각에 흥분했다.나는 내 입장과 내용에 자신 있었다. 나는 '성폭력의 원인은 성욕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화학적 거세는 의미가 없어 반..
오랜만에 입은 치마 오랜만에 치마를 입고 외출했다. 며칠 전 바지 위에 레이어드해서 입긴 했다. 그건 덧댄 것이지 치마를 입었다고 보기에는 여러 가지로 부족했다. 맨다리 혹은 스타킹이나 레깅스에 치마만 입어야 치마를 입은 느낌이 난다. 이렇게 치마를 입고 외출한 건 11개월 만이다.며칠 전 스타킹에 반바지를 입었을 때 신은 80데니어 스타킹은 꽃샘추위를 막기에는 좀 부족했다. 그래서 좀 더 따뜻해지면 치마나 반바지를 다시 입을까? 아니면 따뜻하게 입을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었다. 어제 마트 들렀을 때 150데니어 스타킹이 보여 샀다. 혹시나 해서 150데니어 스타킹을 신었더니 훨씬 나았다. 그래서 오늘 치마를 입고 나올 수 있었다.앉았을 때 무릎 윗부분에서 한 뼘(25cm) 정도인데, H라인이라 그런가? 쪼그려 앉아 신발을..
치마가 편해 보이냐? 이번 유니클로 광고 시리즈는 재미를 추구한다. 남자들의 바지가 불편하다면서 이 바지를 입으면 '감탄'할 만큼 편하다고 광고한다. 광고를 재미있어하는 사람이 많다. 단 상대적으로 남성보다 편안하다는 치마, 이 이야기가 조금 불편하다. 왜냐하면, 치마 입는 과정은 불편하기 때문이다. "여자들의 스커트를, 그들의 편안함을, 언제까지 부러워만 할 것인가."는 불편한 말이다. 먼저 치마를 입을 때 신경 쓸 것이 많다. 속옷이 보이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 짧은 치마의 경우 H라인으로 팽팽하면 움직임도 불편하고 앉았을 때 틈으로 속옷이 보일까 봐, 허리를 숙일 때 뒤로 엉덩이와 속옷이 보일까 봐 신경 쓰인다. A라인의 경우 상대적으로 덜하지만 짧으면 신경 쓰인다. 펜슬 스커트 같은 경우에는 밑으로 내려갈수록 점점 ..
스타킹 신고 반바지 입기 어릴 때는 스타킹을 자주 신었다. 남자아이지만 반바지에 스타킹 신는 모양새는 별것 아니었다. 당연히 신어야 하는 것이었다. 난 어릴 때 보이스카우트에서 몇 년을 활동했다. 단복에 당연히 따라오는 것이 스타킹이라 안 신을 수가 없었다.나이가 들면서 남성은 스타킹을 신을 일이 점점 없어졌다. 줄어들다 못해 없어졌다. 남성이 스타킹을 신는다는 생각도 못 할뿐더러 스타킹이라는 말이 남성의 입에서 나오는 것 자체가 민망했다. 아니면 성적인 농담을 할 때나 이야기를 할 때나 이야기가 오갈 뿐. 스타킹은 일상과 거리가 점점 멀어졌다.반바지 입을 일도 점점 줄어들었다. 사춘기 때는 다리털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할까 민망했다. 한 번은 면도기로 털을 싹 밀기도 했었다. 나중에 20대가 되어서야 털에 덜 민감해졌고 반바지를..
크로스드레싱 크로스드레싱이라는 말이 있다. '특정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반대 성별이 입는 것으로 인식되는 옷을 입는 행위'라고 위키백과에 나와 있다. 드랙퀸(Drag Queen) 같이 유희를 목적으로 과장되게 여성처럼 치장하고 행동하는 이들도 있지만, 이성복장도착 같은 성적 도착증도 있다. 그 외에 변장이나 다른 것들을 목적으로 이성의 옷을 입는 사람들도 있다. 나는 남성기가 있는 주민등록상 남성이다. 그리고 여성복이라고 하는 것들을 입는다.나는 블라우스를 즐겨 입는다. 바지도 레깅스 같은 핏의 스키니 진을 즐겨 입었고, 여름이면 핫팬츠를 입고 다닌다. 거의 1년간은 입지 않기는 했지만 한동안 치마도 입고 다녔었다. 나는 유희 목적으로 입고 여성(이라고 생각되는 모습)처럼 행동하는 것이 아니니 드랙퀸은 아니다. 성적 ..
내가 페미니스트가 된 이유 저는 페미니스트입니다. 그리고 계속 더 페미니스트답고자 노력하기 위해 왜 페미니스트가 되었는지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려 합니다. 제가 페미니스트가 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잘못하지 않고 살고 싶습니다.30년 남짓한 기억이 있습니다. 그 기억 중에 제가 잘못했거나 잘못할 뻔한 기억들이 저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그들 모두에게 사과하고 싶지만, 저를 모르거나 기억하고 싶지 않거나 마주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잘못을 되돌릴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앞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앞으로 잘못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잘못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제가 잘못하는 사람이 없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 존중 없는 삶이 무섭습니다.저는 그다지 존중받고 살아온 것 ..
어른의 자격 - 작년 5월 퇴근길퇴근이 평소보다 한 시간가량 늦었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생각하고 싶었다. 사람들이 옆에 않기 힘들 거로 생각하는 곳을 찾았다. 제일 뒤 가운데 자리에 앉았다. 있었던 일을 속으로 곱씹었다. 내가 평소 생각과 다르게 행동했던 부분이 떠올라 어떻게 고쳐야 할지 생각했다. 그 자리가 처음 생각보다 신경 쓰이는 게 많아 중간중간 조금 더 앞자리로 가려고 했다. 하지만, 내리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자리 이동도 못 하고 있었다. 집까지 두 정거장쯤 남았을 때쯤 거의 만원 버스가 되었다. 어떤 사람이 버스에 올라 뒤쪽으로 오면서 큰 소리로 말했다."야 이 새끼들아, 어른이 왔으면 벌떡벌떡 일어날 줄 알아야지! 어른을 공경할 줄 몰라."많아 봐야 50대 정도로 보이는 남성..
내가 얻은 연대의 언어 페미니즘 - 감추어야 하는 것 1나는 정신과에 다닌 적이 몇 번 있다. 처음은 중학교 다닐 때 성적인 별명 때문에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서 견딜 수가 없어서 상담받으러 다녔다. 두 번째는 대학 졸업하고 불면증이 너무 심해서 잠 좀 자고 싶어서 다녔다. 세 번째는 데이트 폭력과 과로로 누적된 스트레스가 폭발하여 몸과 마음이 너덜너덜해져 잠도 못 자고 말도 안 되는 죄책감에 시달려서 그걸 해결하기 위해 다녔다. 네 번째는 직장에서 과로와 스트레스 업무로 번아웃 되어서 회복하기 위해 다녔다.아파서 병원 다니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래서 누가 안부를 묻거나 왜 이렇게 살이 안 찌냐고 물으면 병원 다니면서 약을 먹는다고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했다. 그런데, 정신과는 아파서 다녀도 숨겨야 하는 곳이어야 하는 모양이다.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