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동구청의 위법한 민원 처리 절차 규탄한다.

반갑습니다. 저는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의 조직위원장 김기홍입니다. 저는 공직을 맡아 근무하기도 했었고, 최근 지방선거에서 선출직 공직 후보자로 나왔던 낙선 정치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법적인 절차와 관련 의무에 대해 공부하고 보고 배운 것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인천동구청장 이하 공무원들이 법을 잘 모르거나, 알면서도 법적 절차를 지키지 않는 것 같아 관련 법령부터 이야기를 좀 하려고 합니다. 물론 법을 모르면서 임의로 처리하는 것도 문제고, 알면서도 지키지 않는 것 역시 모두 문제입니다. 전자든, 후자든 모두 공공기관의 장, 여기서는 인천동구청장이 법적 책임을 져야 할 일입니다. 한 공무원이 임의로 한 처분이라면 구청장이 처벌 받고, 구청에서는 그 공무원을 징계하면 될 일입니다. 조직조차 법에 따라 움직이지 못하는 구청장의 능력은 뒤로 제쳐두고 말입니다.

저는 법령을 뒤적이는 행위를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굳이 법을 몰라도 부당한 처분을 받지 않아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인권이기 때문입니다. 다르게 말하면 이런 법을 지키는 것은 공권력의 부정의로부터 인권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절차라는 것이고, 지금 공권력이 부정의한 행위로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인천동구청이 저지른 문제는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단체 그러니까 인천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의 실존 증빙요구, 둘째, 민원처리의 원칙 부정, 셋째, 책임 방기입니다.

실존증명의 문제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 제2조 정의의 1에서는 "민원"을 "민원인이 행정기관에 대하여 처분 등 특정한 행위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2에서는 "민원인"은 "행정기관에 민원을 제기하는 개인, 법인 또는 단체"라고 하고 있습니다. 고유번호증이 있는 단체인 경우 당연히 실체가 법적으로 있는 것이며, 그게 없더라도 주민등록되어 있는 개인이 모인 단체 역시 실체가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개인의 부존재를 인천동구청이 확신할 만한 법적 증거 없이 조직의 실체를 두고 왈가왈부하거나 부존재를 확신해서는 안됩니다.

민원처리의 원칙을 부정했습니다.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 제4조에서 담당자는 "담당 민원을 신속ᆞ공정ᆞ친절ᆞ적법하게 처리하여야 한다."고 하며, 5조에서 민원인은 "행정기관에 민원을 신청하고 신속ᆞ공정ᆞ친절ᆞ적법한 응답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하는데, 담당 공무원은 의무를 지키지 않고, 민원인의 권리를 부정했습니다. 이를 부정한 방식은 제 6조 민원 처리의 원칙 2 "행정기관의 장은 법령의 규정 또는 위임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민원 처리의 절차 등을 강화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원칙을 부정하는 방식으로 부정했습니다.

또한 9조 민원의 접수에서 "행정기관의 장은 민원의 신청을 받았을 때에는 다른 법령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접수를 보류하거나 거부할 수 없으며, 접수된 민원문서를 부당하게 되돌려 보내서는 아니 된다."고 되어 있습니다. 규정에 없는 방식으로 거부할 수 없는데, 규정과 관계 없이 거부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형식을 갖추는 식으로 동법 제10조 불필요한 서류 요구의 금지의 1 "행정기관의 장은 민원을 접수ᆞ처리할 때에 민원인에게 관계법령등에서 정한 구비서류 외의 서류를 추가로 요구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부분을 부정했습니다.

앞의 것만 적법하지 않은 것이 아닙니다. 동법 제22조 민원문서의 보완ᆞ취하 등도 적법하지 않게 "행정기관의 장은 접수한 민원문서에 보완이 필요한 경우에는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지체 없이 민원인에게 보완을 요구하여야 한다."고 하며 기간을 적절하게 주어야 하는데, 기간을 겨우 하루 주었을 뿐이며 보완 절차 및 방법 등에 관한 안내도 없었습니다. 애초에 요구 사항도 적법하지 않은데, 거기에 동법 27조 처리결과의 통지 방법 조차 어겼습니다. 기타민원도 아닌데, 임의로 구술통지부터하였고, 27조의 2에 따라 "행정기관의 장은 제1항에 따라 민원의 처리결과를 통지할 때에 민원의 내용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거부 이유와 구제절차를 함께 통지"해야 하는데, 적법하지 않은 절차에 따른 거부 이유만 기제하고 구제절차를 통지 하지 않았습니다.

셋째, 이 민원처리의 원칙 부정은 책임 방기이기도 합니다. 외부의 유무형의 압력에 따라 법적인 절차 대신, 민원을 무시함으로써 본인들의 책임을 방기하고 모든 책임을 인천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와 그 조직위원 개개인에게 책임을 떠넘긴 것입니다.

제주퀴어문화축제는 작년 비슷한 일이 있었고, 이런 법적 공방을 거쳐 승리해 축제를 열었습니다. 우리의 승리는 당연한 권리였고, 제주시청의 절차는 부당했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거칠 때마다 이땅의 퀴어들이 받는 상처는 너무나도 큽니다.

권력은 문서 한 장으로 우리의 권리를 쉽게 조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문서 한 장 때문에 수많은 시간과 돈을 써야 합니다. 이게 바로 권력의 차이이자 인권 침해입니다. 이런 부당한 일에 가만히 있는 것은 당연한 우리의 권리를 쉽게 종이 한 장으로 빼앗기는 데 동의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연대 규탄하러 왔습니다. 이는 인천만의 일이 아니라, 퀴어 모두의, 앨라이 모두의, 비퀴어 비앨라이 모두의 권리 침해입니다.

얼마 전 민주당 금태섭 의원과 잠깐 이야기할 일이 있었습니다. 그때 금태섭 의원은 민주당이 성소수자 인권에 도움이 안 되어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저는 코웃음치며 민주당은 도움이 안 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방해하고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 말을 부정할 수 있기를 바랐는데, 외려 부정하지 못하고 딱 못 박게 만드는 민주당 구청장의 행태에 마음이 아픕니다.

마음이 아프지만,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우리의 권리를 위해, 이 부당함에 대응하기 위해 인천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와 함께 연대하여 싸우겠습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