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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마를 입자 - 남친이 좋아하는 데이트룩환절기라고 부를 만할 그때쯤부터 옷을 자주 샀다. 추워지는데, 입을 옷도 바꾸어보고 싶어서 한두 번 보다가 빠져들었다. 한동안은 자주 보면서 이미 사둔 치마랑 맞춰 입을 상의도 찾고, 다른 모양의 치마도 찾아보았다. 남자 혼자 가서 매장에 가서 여성복이라 불리는 것을 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친구 매상 올려줄 겸 친구 가게에 갔다가 “여기 너 입을 옷 없어. 너 여자친구 데려와서 여자친구 옷이나 사줘.” 소리까지 듣는 바람에 더 위축됐었다.그래서 더 한동안 온라인 쇼핑몰만 봤었다. 치마를 사려고 하니 보는 분류는 당연히 여성복의 치마나 니트류다. 바지는 많이 갖고 있으니, 굳이 더 살 필요는 없고, 나랑 어울릴 만한 옷이 뭐가 있을까 찾아보았다. 매일..
짧은 치마를 샀다 치마를 몇 개 돌려 가며 입고 있다. 몇 번 돌려 입다 보니 치마가 너무 적은 것 같아 아쉬웠다. 그래서 새 치마를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인터넷으로 주문하기는 싫고, 직접 보면서 사고 싶었다. 그래서 옷 가게가 많이 있는 동네로 갔다. 가서 돌아다니면서 구경하는데, 밖에서 구경하다가 막상 들어가려니 망설여졌다. 옷 살 때 버릇 중 하나가 밖에서 대충 보고 안에 들어가서 사는 것인데, 가게들이 너무 작아서 들어가기 꺼려졌다. 안 사고 나오면 좀 안 그럴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점원이 좀 나이 있어 보여 불안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 어떤 치마를 살까?그렇게 며칠 망설이다 플레어스커트를 입은 날, 맥주가 마시고 싶어 단골 가게로 가다가 옷 가게에 들어갈 용기가 생겼다. 그때부터 어떤 치마를 살까 고민을 해..
다크나이트 소나타 - 다크나이트 삼부작을 음악형식으로 분석하기 크리스토퍼 놀란의 다크나이트 삼부작은 슈퍼 히어로에 대한 대중적 인식을 크게 바꾸어 놓은 작품이다. 많은 사람이 그중 제일을 둘째 편인 다크나이트라고 한다. 마지막 편인 다크나이트 라이즈는 다크나이트에 비하면 실망스럽다는 말이 많이 나왔다. 하지만 다크나이트 라이즈는 실망스러운 수준의 작품도 아니고 형식적으로 훌륭한 마무리였다. 고전시대의 소나타 형식이 엿보일 정도로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잘 맞아 들어간 작품이다.소나타 형식은 제시부, 전개부, 재현부라는 세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소나타 형식은 평균율을 바탕으로 한 까닭에 조성의 대비를 강하게 나타낼 수 있다. 또한, 화성 음악으로 만들어져 리듬과 가락이 명료한 까닭에 주제를 강하게 드러낼 수 있는데, 이는 주제의 가락을 두 개로 만들어 대비를 더 강렬하게..
여성 관리자를 꺼리는 교사 학교는 여성 관리자를 꺼리는 분위기가 있다. 학기말 인사철마다 “제발 ‘여성 관리자’가 안 왔으면 좋겠다.”, “내신 냈는데, 1순위가 아니라 차순위 학교로 가면 관리자 때문에 힘들 텐데.” 같은 이야기들이 나온다. 발령이 나면 학교 관리자에 대한 질문 전화를 하긴 하지만, 여성 관리자일 경우 별로 기대를 하지 않는 눈치가 보인다. 어느 지역에는 ‘마녀’가 있다는 이야기도 가끔 있다. 학교는 성차별이 심한 곳인 걸까? 아니면 성 역할에 대한 편견이 심한 곳일까? 아니면 실제 여성의 전반적 성향이 문제인 것일까?잘 맞는 여성 관리자와 일을 하며 업무 능력과 자존감이 향상된 적이 있었다. 그래서 여성 관리자에 대한 편견을 들었을 때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런데 다른 학교에서 개인적으로 교권침해를 넘어 인격적 ..
'맥'으로도 보고싶다. [인권OTL-숨은 인권 찾기] ‘맥’으로도 보고싶다 한겨레21 독자편집위원회 활동하면서 글을 한 번 기고하고 싶었는데, 딱 한 번 실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맥용 한컴 뷰어와 한컴오피스가 출시되었고, 맥용 MS오피스 역시 한국어로 사용할 수 있게끔 현지화되어 있습니다. 많이 좋아졌지만, 공공의 사용이라는 측면에서 유료 프로그램 위주로 돌아가는 것은 썩 좋은 일이 아니지요. 보안이라는 명목 아래 여전히 웹접근성도 문제가 있습니다. 심지어 공공기관에 웹문서 인코딩조차 제대로 설정 않은 곳이 많아 다운로드 받을 때 파일명을 알아보기 힘든 경우도 있습니다.2008년 10월 3일에 블로그에도 따로 포스팅했었습니다. 생각날 때마다 한 번씩 글을 옮길 생각입니다.아래는 기고한 글의 원본입니다. --- 얼마 전, 아..
치마와 성폭력 요즘 치마를 입는다. 치마는 특별한 때에나 반강제로 입던 것이었다. 스스로 입기 시작한 지 이제 한 달이 좀 넘었다. 그것도 처음에는 어색해서 청바지 위에 랩스커트로 입었었다. 그렇게 1주일 후 용기를 얻고, 스타킹 내지 레깅스를 신고 치마를 입는다. 이제 남들처럼 치마를 입은 지 3주가 지났다. 이제는 이렇게 치마를 입고 다니는 것은 쉬운 일이 되었다. 그런데 대화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난 남성기를 갖고 태어난 인간이다.길에서 치마를 입고 다니는 것이나 카페에 앉아 있는 것 자체는 사람들이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 나한테 시선이 집중되는 기분도 없다. 내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관심을 두지 않는다. 아니, 애초에 나한테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걸 알게 된 후로 별로 신경 쓰고 다니지 않게 되었다..
젠더 블라인드 운동을 제안합니다. -트랜스젠더는 화장실을 어떻게 가야 할까?트랜스젠더는 화장실을 어떻게 가야하는 것일까? 『내가 같이 가줄게(http://www.huffingtonpost.kr/janna-barkin/story_b_8626260.html?utm_hp_ref=korea)』와 같은 글에서는 “아주 어렸을 때도 우리 '딸'은 여자 화장실에 있으면 이상해 보였다. 내가 아마야를 화장실에 데리고 가면 눈에 띄게 불편해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자꾸 쳐다보고 자기들끼리 귓속말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는 경험을 이야기한다.더불에 그 경험에 따라 “사람들 대부분은 어떤 화장실이 자기에게 자연스러운지 본능적으로 알고, 자신의 젠더 정체성과 가장 가까운 화장실을 고른다.“며 젠더 정체성에 맞는 화장실을 쓸 수 있게 하자고 주장한다.거기에 “..
마지막 용사 며칠 전, 제주를 대표하는 것이 돌하르방 말고 또 무엇이 있느냐는 이야기에, 제주의 상징을 찾는 것보다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좋지 않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그 바람에 몇 년 전에 썼던 소설 『마지막 용사』가 떠올랐다. 당장 보기에 이상하거나 어색한 부분만 고쳐보았다. 제주시 산지천에서 놀랐던 경험을 바탕으로 쓴 단편 소설이다. 산지천과 칠성로 쇼핑거리를 잇는 곳은 영화의 거리처럼 꾸며져 있다. 내가 보기에는 박제된 장소일 뿐이다. 생기를 불어넣는 것은 경험과 이야기이다. 포스터 타일 따위가 아니다. 마지막 용사 1. 용사는 술을 얼큰하게 마시고, 술집 문을 열었다. ‘어차피 내일은 일 없는 날이니, 밤바다 구경이나 좀 하자.’ 천천히 바다를 향하는데, 웬 여자 둘이 용사를 향해 다가왔다. 뭐지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