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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겪은 성차별 이야기 4. 스타킹과 치마 속 대학생 때 학생회에 있었다. 일을 잘하지는 못해서 그때 학우들께는 죄송스러운 마음이 크다. 여하튼 학생회를 겪은 덕에 학생회에 관심이 많다. 특히 학생회의 자치와 자주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중고등학교 학생회를 보면 항상 안타깝다. 대부분 교칙에 어긋나는 것 따위나 단속하는 선도부 역할밖에 못 하는 모습 때문이다. 어른들이 못 하게 막는 탓이 가장 큰 것 같다. 그래도 매해 공약으로 어떻게 학생들의 욕구를 충족시킬까 기대하며 11월에 하는 학생회 선거를 유심히 살펴본다.2016년에 겪은 학생회 선거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공약은 살색(살구색, 베이지색) 스타킹 허용이다. 그 중 '허용'이라는 단어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치마 교복을 입는 학생들이 보온을 위해 신는 스타킹인데, 그게 검은색이 아닌 살색이라는 ..
학교에서 겪은 성차별 이야기 3. 젊은 패기로 화장을 멈추라고? 반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날짜와 날씨를 기억한다. - 2016년 9월 30일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4시 반 퇴근 시간이 되어 챙겨 교무실 밖으로 나갔다. 실내에 있다 보니 비가 오는 것을 깜빡하고 우산을 두고 나왔다. 다시 우산을 가지러 들어갔다가 나오는데 교무부장과 마주쳤다.교무부장은 내게 시간 있느냐고 물었다. 퇴근하고 딱히 할 일은 없어 집에 갈 생각이었기에 시간 있다고 했더니, 밥을 먹자고 했다. 갑작스러운 말에 무슨 일인가 의심이 들긴 했지만, 굳이 피할 이유도 없었다. 알겠다고 했더니 곧 챙겨서 갈 테니 먼저 근처에 어느 식당에 가 있으라고 했다.학교에서 급식을 먹다 보니 굳이 밖에서 사 먹을 일이 잘 없어서 근처 식당에 온 것은 처음이었다. 들어가서 뻘쭘하게 자리를 잡고 기다렸다. 5분쯤 기..
학교에서 겪은 성차별 이야기 2. 교사의 성희롱, 학생의 성희롱 학교에서 근무하던 기간에도 성차별이 존재했다. 그냥 차별 정도가 아니라 성적 수치심을 느낄 만큼의 성희롱이었다. 교사에게 당한 것도 있고, 학생에게 당한 것도 있다. 둘 다 그냥 넘어가기 힘들어서 정색하며 대처했다. 사과를 받아내긴 했지만, 그 스트레스에 몸이 아팠다. 이건 애초에 존재하지 말아야 할 일이지 사과를 받고 끝내봐야 별 소용 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존중할 필요도 있지만, 사람들이 가진 성편견을 없애야 일어나지 않을 일이다.두 가지 성희롱은 모두 학교에서 일어난 일로 나의 성적 지향, 혹은 성별 정체성을 두고 건든 일이다. 차이점으로 하나는 다른 학교에 출장 갔다가 겪은 일, 하나는 학교에서 수업 중에 겪은 일이다. 또 다른 점은 가해자의 직업이 하나는 교사, 하나는 학생이었다. 또 다..
학교에서 겪은 성차별 이야기 1. 외모와 면접 근무하던 학교의 계약 기간이 만료되었다. 이번 임용시험에서 떨어져 정규직이 되지 못했다. 그래서 새로운 근무지를 알아봐야 했다. 공부만 하기에는 내 개인의 경제적 사정도 문제고, 마음 붙여 일할 데가 없으면 마음이 힘들다는 것도 문제라서 그렇다. 몇 군데 면접을 치렀는데 모두 떨어졌다. 망할, 어쩌면 올해는 직장 없는 교사로 살게 될지 모른다.직장이 없어 소득도 소속도 없을 것으로 생각하니 별로 마음이 좋지 않다. 결과라도 좋았으면 마음이 덜 힘들었을 텐데, 과정도 별로 좋지 않았다. 면접을 돌이켜 봤을 때 굉장히 불쾌한 질문이 있었다. 그 질문에 한 번은 소신에 따라 바로 반발했고, 한 번은 굽히고 성실하게 소신에 따라 답했다. 둘 다 반발했어야 했다. 내 마음이 급했기 때문이었는지, 가중치를 다르게 ..
낙태권이라는 말 참 생소하다. 낙태권이라는 말 참 생소하다. 정말 생소하다. 설명을 읽거나 들을 수록 슬퍼지는 말이다. 내가 기억하는 중고등학교 시절 성교육부터 온갖 생각이 다 들었다. 난 낙태에 반대했다.중고등학교 시절 성교육을 받을 때 들었던 낙태와 관련한 이야기는 생명 존중 밖에 없었다. "태아의 생명에 관한 윤리적 문제", "이후 임신이 어려워 질 수 있다" 같은 이야기가 거의 전부였다. 낙태와 관련한 영상을 봤던 것 같은데, 그 영상에서 낙태는 그만큼 끔찍했다. 이후 성별 감별 후 여아만 낙태하는 문제에 관한 시사 프로그램을 봤던 기억도 있다. 그래서 난 낙태 자체가 나쁘다고 생각했다. 성차별과 책임지지 않는 행위라는 이유를 댔다.성교육과정에서 피임 이야기를 아예 듣지 못한 것은 아니다. 응급 피임약 이야기 정도 들었다. 그..
화장을 하면서 잠에서 깼다. 몸이 무겁다. 다시 눕고 싶다. 하지만 이제 출근해야 한다. 뻣뻣한 몸을 풀기 위해 몸을 이리 저리 비틀고 당겼다. 쉽게 풀리지 않는다. 잠에서 몇 번 깼기 때문일까? 너무 피곤하다. 그 피곤함을 억지로 풀기 위해 따뜻한 물로 씻기라도 해야지. 그냥은 몸이 너무 힘들다.보일러의 전원을 켰다. 금방 뎁혀지겠지만, 그 잠깐의 시간이 아까워 화장실로 움직인다. 찌뿌둥한 것을 풀기 위해 얼른 움직였다. 밖에 비가 오나? 우리 집 화장실은 밖에 있기 때문에 비가 오면 괜히 기분이 좋지 않다. 그래도 다녀와야 더 기운 난다.변기에 앉았다. 피로 때문인지 원하는 만큼 나오지도 않는다. 비데로 잠깐 씻고 닦으려나 신호가 또 온다. 배도 살살 아프다. 하지만 잠시 뿐이다. 벌써 3분이나 앉아 있었다. 시간..
진보적 인종주의자 그대에게 데이트 폭력에 시달리던 그는 연인(이라 부를 수나 있나 싶은) 민씨의 마음이 잠시 식었을 때 자신을 보호해줄 듯 이야기하던 새로운 인연 신씨를 만났다. 신씨는 그에게 민씨보다 더한 사랑을 보였고, 자신은 민씨 같은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그에게 믿음을 주었다. 그는 민씨로부터 벗어나 신씨에게 마음을 돌렸다.뒷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들의 관계를 두고 바람 피웠다며, 그렇게 잘한 민씨를 어떻게 그렇게 차갑게 보내버릴 수 있느냐며 괴롭히기 시작했다. 그런 비난은 그와 신씨가 서로 더 의지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둘의 관계는 더더욱 돈독해졌다.그는 비난에도 익숙해졌다. 하지만, 다시 데이트 폭력이 시작되었다. 주변에서는 아무도 모른다. 신씨는 다단계를 시작했고 주변에 사람이 떨어져 나가자 물건 판매를 ..
권력을 지향하는 삶(부제: 머리 기르고, 치마 입고, 화장하는 나) - 우연히 내 진짜 욕망을 깨달았다. 치마를 입고 다닌 지 4개월이 넘었다. 나는 내가 그저 치마를 입고 싶어서 입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닌 것 같다. 아무래도 내 마음 깊은 곳에 권력욕이 있었던 모양이다. 우리 가족의 장남이며, 우리 집안의 장손인 내가 가부장제를 싫어할 리가 없는 것이었다. 단지 장손인 내게 없는 그 빼앗긴 권력을 되찾고자 하는 욕망 때문에 머리를 기르고, 치마를 입고 화장까지 하는 것이었다. 평소 유입 로그를 살펴보며 검색어를 그대로 넣어 검색해보는 습관이 없었더라면 몰랐을 뻔했다. 오늘 그 검색어 살펴보기 덕에 훌륭한(!) 글을 두 개나 읽게 되었다. 『남자가 치마입기?(부제: 유선형은 권력이다.)(http://blog.naver.com/handzfree/2206745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