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큼한 김선생의 나야 나
Fresh teacher Kim’s <it’s me>

여섯째 시간, 상큼한 김선생은 안드로진입니다.
Sixth time, Fresh teacher Kim is an Androgyne.

1. 이 깃발들은 안드로진을 상징하는 자긍심 깃발입니다.
1. Those flags are symbolizing pride flag of androgyne.



1-1. 파랑 줄무늬는 남성성, 분홍 줄무늬는 여성성을 상징합니다. 또한 분홍과 파랑 줄무늬 모양의 등호는 여성성과 남성성이 균등함을 나타냅니다. 나머지 회색은 여성성과 남성성 사이의 회색 영역을 상징합니다.
1-1. The blue stripe symbolizes masculinity, the pink stripe symbolizes femininity. And pink and blue stripes symbolizing an equal sign symbolizing equality between femininity and masculinity. The other area grey color symbolizes the "grey area" between the masculinity and femininity



1-2. 깃발 제일 위의 빨강 줄무늬는 여성, 제일 아래의 파랑 줄무늬는 남성, 위에서 두번째의 보라 줄무늬는 여성과 남성을 섞은 것, 노랑 줄무늬는 논바이너리, 회색은 성 중립을 상징합니다.
1-2. Most top of flag the red stripe symbolizes female, most bottom of flag the blue stripe symbolizes male, top to second the purple stripe symbolizes a mixed of female and male, center of flag the yellow stripe symbolizes non-binary, bottom to second grey stripe symbolizes gender neutrality.



1-3. 이 깃발은 가로 줄무늬와 세로 줄무늬의 두 가지 형태가 있습니다. 이 깃발은 단순하게 세 가지 분류를 보여주는데 빨강은 여성, 보라는 안드로진(중성), 파랑은 남성의 존재를 보여줍니다. 두 성 외에 안드로진(중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상징합니다.
1-3. This flag has two shape the vertical stripes and the horizontal stripes. Simply, this flag shows three categories, those are symbolizing the red is female, the purple is androgynes, the blue is male. It symbolizes binary genders more than androgynes.

2. 안드로진은 제3의 성 중 하나로 논바이너리나 젠더퀴어의 하위 개념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안드로진은 성별 이분법적 개념에 해당하지 않는 성별 정체성으로 그리스어에서 남성을 의미하는 접두사 andro-와 여성을 의미하는 gyne이 합쳐진 말입니다. 안드로진은 단어 그대로 여성과 남성이 섞인 성으로 자신을 양성 혹은 중성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중성보다는 양성 정도로 생각합니다.
2. Androgyne is one of the third genders, it can understand lower concept of Non-binary umbrella term or Genderqueer umbrella term. Androgyne is not under concept of gender binary identities, this word combined 'andro-' the male and 'gyne' the female. Androgyne is a literal word that gender is combined female and male, one's self think combined two(female and male) gender or neutral gender. I think my gender is combined two(female and male) gender than neutral gender.

3. 저는 에스트로겐 및 프로게스테론 제제 호르몬 대체 요법(HRT)을 받고 있습니다. 모든 안드로진이 호르몬 대체요법을 받는 건 아닙니다. 그런데, 저는 성별 이분법으로 나누기에는 불편한 외모를 갖고 싶어서 호르몬 대체 요법을 받고 있습니다.
3. I taking hormone replacement therapy(HRT) with estrogen and progesterone. All of Androgynes do not take hormone replacement therapy. However, I want to take inconvenient appearance for split gender binary, so I take hormone replacement therapy.

4. 제가 화장하고 치마 입기를 좋아해서 그런지 종종 외모가 여자 같다는 말을 듣습니다. 이런 말은 불편합니다. 저는 여자답다는 말, 남자답다는 말 자체를 이해하기 힘듭니다. 제가 좋아하는 옷을 입고, 꾸미기를 좋아할 뿐입니다. 이건 안드로진의 정체성이 아니라, 제 개성일뿐입니다.
4. Sometimes, I heard your appearance is so feminine, maybe I think I love do makeup and wear a skirt. I feel inconvenient with those words. I don't understand words like the femininity and words like the masculinity. I love wear my favorite clothes and doing makeup. It's not identity of Androgyne, it's only my personality.

5. 안드로진을 한 가지 형태로 일반화할 수 없습니다. 안드로진은 일종의 젠더 스펙트럼입니다. 양성성 혹은 중성적이라는 것을 공유하는 젠더 스펙트럼입니다.
5. Androgyne do not make one type with generalization. Androgyne is gender spectrum for one of kind. It's gender spectrum of androgynous or neutral gender.

6. 제 주민등록증에 저는 남성이라고 등록되어 있습니다. 내 가족들은 나를 아들, 손자, 형, 아주버니, 큰 아버지라고 부릅니다. 좀 불편합니다. 하지만, 다른 호칭을 강요하기 쉽지 않습니다. 나이 차이가 있는 사람 끼리 호칭 없이 이름만 부르는 문화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6. My resident card written gender is male. My family called me son, grandson, Hyeong(elder brother for Korean), Ajubeoni(one's husband's older brother), KeunAbeoji(one's elder uncle). It's so not good. But, it's too hard to demand the other title. Because it's not cultural area to call one's name without relation title or title of age, for age gap.

7. 나보다 어린 친구들이나 나보다 나이 많은 친구들과 호칭을 정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나보다 어린 친구들은 내게 형, 오빠라고 해야 할지, 언니, 누나라고 해야 할지 고민하기도 합니다. 저 역시 저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에게 형, 오빠, 언니, 누나 등의 호칭으로 고민합니다. 정체화 전부터 알게 된 사람은 남성 호칭 혹은 자유롭게, 정체화 이후에 알게 된 사람은 여성 호칭 혹은 자유롭게 합니다. 저는 이름(혹은 씨나 님을 붙여서)만 부르거나 김선생이라는 호칭이 제일 좋습니다.
7. It's too difficult to choose calling title of age with people to age gap. If someone younger than me, they worries choose calling title what hyeong, oppa, eonni, nuna. If someone older than me, I worry choose calling title what hyeong, oppa, eonni, nuna too. If knowing people before knowing androgyne identity, male title or freely, if knowing people after knowing androgyne identity, female title or freely. My favorite calling title is only my name(or put ssi, nim like esquire in Korean) or teacher Kim.


특별히 할 일이 있는 건 아니지만 매일 집 밖으로 나간다. 거의 카페에 앉아서 공부한다. 주에 한두 번은 혼자 영화도 보고, 밤에 바나 펍에 가서 다트 게임을 하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시간을 보내기도 하지만, 거의 공부만 한다. 일없이 공부만 하는 게 처량한 느낌이 들 때가 있어 그러지 않으려고 집 밖으로 나갈 때면 꼭 꾸민다. 화장하고 예쁜 치마를 골라 입으면 기분이 좋다. 가는 데는 거의 같지만, 꾸미고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나와서 기분 좋게 공부하거나 놀다 보면 피할 수 없는 생리현상이 찾아온다. 꾸미고 나온 내 모습이 아무리 예쁘다지만 나도 사람이다 보니 (웃음) 똥도 싸고 오줌도 눈다. 몇 시간씩 있으면 화장실에 몇 번 가게 되는데, 가려고 할 때마다 긴장한다. 화장실에서 나 때문에 깜짝 놀라는 사람이 있어서 그렇다. 내 미모 때문에만 놀라서 그런 거라면 좋겠지만, 그게 아니다. 나는 남자 화장실을 쓴다.

나는 남성기가 있어서 남자 화장실을 쓴다. 내가 꾸미고 나온 모습 때문인지 화장실에 들어가려 하거나 들어가 있으면 밖에서 보고 "거기 남자 화장실이에요."라고 하는 여성분의 목소리도 가끔 들린다. 한 번은 내 모습을 보고 남자 화장실에 따라 들어와서 자연스럽게 이용하는 여성분도 있었다. 조금 멀리서 보기에는 치마와 화장, 긴 머리 때문에 여성으로 보이는 모양이다.

보통은 화장실에 들어왔다가 나를 보고 되돌아 나가는 남성분을 보는 일이 많다. 나가서 남자 화장실이 맞는지 확인하고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다시 들어온다. 옷차림이나 뒷모습이 아니라 얼굴만 보고도 그런 경우가 있다. 그게 아니면 내가 남자 화장실에 자연스럽게 들어가서 놀라는 남성분을 본다. 그럴 때면 얼른 소변기로 가서 (테니스치마 입을 때 빼고) 치마를 올리고 오줌을 눈다. 보통은 그러면 놀란 기가 좀 가라앉는다.

가끔은 당황하는 게 미안하기도 하고 싫기도 해서 "남자입니다."라고 한다. 근데, 그럴 때면 굉장히 속상하고 어색하다. 나는 트랜스젠더다. 그것도 논바이너리 트랜스젠더로 여성이나 남성이 아닌 제3의 성인 안드로진이다. 나는 여성과 남성 모두 있는데 그걸 굳이 지정 성별인 남성이라고 하려니 속상한 것이다.

여성으로 패싱되는 일이 가끔 있다 보니 여자 화장실에 갈까 생각해보기도 했다. 내가 치마를 입고 화장을 하고 긴머리를 했지만, 여성이라고 생각하지도 않기 때문에 그것도 어색하다. 만약 그냥 들어갔다가 패싱 안 될 경우에 두려워하거나 혐오스러워할 여성분이 있을까 싶어 갈 수 없다.

화장실에 성 구분이 없는 1인 화장실이라면 이용하기 편한데, 대체로 성 구분이 있다. 그래도 1인 화장실이라면 화장실 안에서 마주칠 일이 없어 괜찮다. 하지만 대부분 화장실은 성별 이분법으로 구분되어 들어가서 칸이 나뉘는 화장실이다. 바이너리 트랜스젠더들은 패싱되는 겉모습에 따라 들어간다고 하는데, 나 같은 논바이너리 트랜스젠더는 어디로 가야 하는 걸까?

나처럼 치마를 즐겨 입는 지정 성별 남성 안드로진은 우리 집 화장실만 이용해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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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나와 다른 카페로 가려고 버스를 탔다가 작년에 가르쳤던 학생들을 마주쳤다. 내가 치마 입고 다니는 걸 처음 안 한 학생이 어색하다, 이상하다며 이야기하기에 안드로진이라고 이야기했는데, 이해하기 어려워했다. 그래서 안드로진을 검색해서 보여주었다. 남성과 여성의 정체성을 모두 갖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그것만 보고 바로 이해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았다. 그래서 조금 길지만, 설명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1. 젠더의 개념과 표현

우리는 모두 어떤 성(Sex: 생물학적 성)을 갖고 있으며, 그에 따라 혹은 그와 별개로 젠더(Gender: 사회문화적 성)를 표현한다. 그 표현은 연기에 가까운데, 연기가 몸에 익어 연기인 줄도 모를 뿐이다. 우리는 대부분 성별 이분법(Gender binary) 따라 특정 성별을 연기 혹은 표현하고 있다. 타고난 생물학적 성과 젠더가 일치하는 시스젠더(Cisgender)의 경우 남성은 남성이라고 생각하는 형태로 젠더를 표현하며, 여성은 여성이라고 생각하는 형태로 젠더를 표현한다.

타고난 생물학적 성과 (일반적으로 반대라고 부르는) 다른 성의 젠더를 가진 경우 트랜스젠더(Transgender)라고 한다. 이 트랜스젠더는 보통 MTF(Male to Female)라고 하는 트랜스 여성과 FTM(Female to Male)이라고 하는 트랜스 남성으로 구분한다. MTF는 여성이라고 생각하는 형태로 젠더를 표현하며, FTM은 남성이라고 생각하는 형태로 젠더를 표현한다. 이들은 많은 경우 호르몬을 맞고 원하는 형태로 성전환 수술을 한다.

다른 트랜스젠더도 존재하는데 이들을 젠더 퀴어(Gender queer, 소수 성 정체성)라고 한다. 성별 이분법에 따르지 않는다고 논바이너리(Non-binary) 트랜스 젠더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에 해당하는 정체성으로는 두 개의 젠더를 가진 바이젠더(Bigender), 세 개의 젠더를 가진 트라이젠더(Trigender), 젠더에 관한 관념이 없는 젠더리스(Genderless), 젠더 정체성이 없는 에이젠더(Agender), 신체를 중성화하기를 원하는 제3의 성 뉴트로이스(Neutrois), 젠더가 유동적인 젠더플루이드(Genderfluid), 모든 성의 정체성을 가진 팬젠더(Pangender), 그리고 나의 성 정체성인 남성과 여성 젠더의 혼합 형태인 안드로진(Androgyne) 등등이 있다.


2. 안드로진(Androgyne, Androgyny)의 뜻과 젠더 표현

먼저 어원을 갖고 설명하면 남성이라는 뜻의 접두어 'Andro'와 여성이라는 뜻의 'Gyne(혹은 Gyny)'를 합한 단어이다. 말 그대로 남성과 여성을 합한 두 성의 특성을 모두 갖고 있는 젠더이다. 두 성의 특성을 모두 갖고 있으니 성별 이분법에 따른 구분이 어렵다. 젠더 표현부터, 호칭, 신체까지 두 성의 특징을 모두 갖거나 두 성의 구분이 모호하다.

안드로진은 복장, 행동과 같은 젠더 표현을 지정 성별[각주:1]의 전형적인 형태로 나타내지 않는다. 성의 구분이 모호한 패션이나 두 성의 특성을 모두 나타내는 옷을 입는다. 나 같은 경우 치마와 블라우스 입기를 좋아해서 치마와 블라우스를 자주 입는다. 나는 옷 자체에 성별을 부여하지 않고 입기 때문에 지정 성별과 비슷해 보일 수도 있고 모호하거나 어색해 보일 수도 있다.

호칭의 경우 신경 쓰는 사람은 성별 호칭을 불편해할 수도 있다. 지정 성별 남성 안드로진의 경우 형, 오빠, 삼촌, 큰아버지, 작은아버지 같은 호칭, 지정 성별 여성 안드로진의 경우 언니, 누나, 이모, 고모 같은 호칭 등 성별이 강하게 드러나는 호칭을 불편해할 수 있다. 나는 호칭에 신경 쓰지 않는 편이다. 내 지정 성별 그대로 형, 오빠라고 불러도, 다르게 언니, 누나라고 불러도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성별과 관계없는 김 선생님 호칭이 가장 마음에 들고 마음이 편안하긴 하지만, 상대의 버릇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별로 신경 쓰고 싶지 않다.

신체의 경우 그대로 두는 안드로진도 있고, 변형시키는 안드로진도 있다. 지정 성별 여성인 안드로진의 경우 유방을 축소하는 수술을 받기도 하고, 반대로 지정 성별 남성인 안드로진의 경우 호르몬이나 수술로 유방을 만들기도 한다. 이런 신체 변형에 관심이 없는 안드로진은 다른 형태의 젠더 표현만 신경 쓰거나, 아예 신경을 쓰지 않기도 한다. 나는 유방을 만들어 성별 인식을 좀 더 모호하게, 혹은 양쪽을 모두 드러내고 싶어 하는 쪽에 속한다.


3. 안드로진의 성적 지향

안드로진에게는 이성애나 동성애라는 표현이 어렵다. 남성성과 여성성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이성애라는 말과 동성애라는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그래서 그 대신에 남성애, 여성애라는 말을 사용한다. 그 외의 성적 지향인 무성애, 양성애(혹은 다성애), 범성애는 다른 젠더와 똑같이 표현할 수 있다. 안드로진도 다른 사람과 똑같이 성적 지향이 굉장히 여러 가지이다. 내 성적 지향은 양성애이다. 문제는 얼빠라… 남들 보기에는 여성애로 보기 쉽다.


4. 안드로진으로 정체화하기

안드로진이라는 말이 생소하다보니 안드로진이라는 정체성을 알기 전에 MTF 혹은 FTM이 아닐까 스스로를 의심하기도 한다. 논바이너리 정체성 자체를 알기도 힘들다 보니, 그나마 알려진 트랜스젠더나 동성애자, 양성애자 등으로만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젠더 퀘스쳐너리로 살다가 인터넷 검색 등으로 자신의 모습과 비슷한 사람을 찾다가 논바이너리 정체성을 알면서 스스로를 대입하며 정체성을 찾는다.

내 정체화 과정은 좀 독특한 편이다. 나는 복장에 젠더가 있다는 것을 부정하면서 성평등 운동으로 치마를 입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그때야 마음이 편안해지며 성적 지향을 알리거나 알려지는 것에 관한 두려움을 떨쳐낼 수 있었다. 그러고 나서야 간신히 젠더에 관한 고민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나는 지정 성별 남성으로 태어나서 남성 젠더 표현만으로 살기 불편한 부분들이 굉장히 많았다. 안드로진으로 정체화한 지금에 와서야 그 불편함이나 어색함을 이해하고 있다.

난 분명 어릴 때부터 안드로진의 기미가 느껴졌다. 난 화장이나 여성복이라고 생각하던 옷에 대한 욕망이 있기도 했다. 바지만을 입는 데 불만이 있었고, 여성의 신체를 부러워하기도 했다. 한 편으로 지금 신체를 버리고 싶지도 않았다. 성별을 왔다 갔다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지금 신체에서 큰 변화를 바라지도 않았다. 또 가부장적 남성을 굉장히 어려워하거나 가부장제를 두려워했고, 남성은 이래야 한다는 규범도 너무 힘들었다. 남성보다는 상대적으로 유연한 여성이 편했는데, 여성과도 거리감이 느껴졌다. 생각해보면 다른 점, 같은 점을 굉장히 다양한 데서 부분 부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내가 여성이 되고 싶어 하는 건가 고민도 했고, 무엇일까 여러 가지 고민해봤는데, 난 남성과 여성 모두의 특징이 있고, 더 갖고 싶어 했다.


5. 내가 고민했던 젠더

나는 MTF 일 것이라는 생각은 해본 적 없다. 내 젠더에 의문을 품는 퀘스쳐너리 상태와 데미 메일(Demi male) 그러니까 반 남성 정도로만 생각해봤다. 젠더 플루이드라기에 나는 내 젠더가 움직인다는 생각을 해본 적 없었고, 바이 젠더라기에는 두 성이 또렷하지도 않았다. 나는 제3의 성이라는 생각을 해봤지만, 성기를 없애고 싶은 욕망은 없었으니 뉴트로이스도 아니었고, 젠더가 없다는 생각도 안 했으니 에이젠더나 젠더리스도 아니었다.

그렇게 하나씩 하나씩 빼다가 안드로진에 관한 개념에 내 속에서 명확해질 수록 나는 지정 성별 그대로인 시스젠더가 아니었다. 안드로진이었다. 고민은 내 정체성과 관련된 것처럼 보이는 불명확한 개념들을 소거하기 위한 과정일 뿐이었다.


6. 나는 안드로진이다.

나는 안드로진이다. 짧게 이렇게만 이야기하는 그 날이 왔으면 좋겠다. 길게 설명할 것 없이 이렇게만 이야기해도 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내 젠더 표현이 내 주변을 넘어 전 사회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다. 너무 나중은 힘들다. 내가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래서 지금 당장이었으면 좋겠다. 내 정체성은 지금의 정체성이다. 나중의 정체성이 아니다. 그런 만큼 내 인권도 지금 챙겨야 할 인권이다. 나중에 챙겨도 되는 그런 인권이 아니다.

  1. 사회에서 지정한 타고났다고 생각하는 성별이다. 주민등록번호 뒤 7자리 중 첫 번째 숫자가 홀수면 남자 짝수면 여자인데, 9와 0은 19세기에 태어난 남성과 여성, 1과 2는 20세기에 태어난 남성과 여성, 3과 4는 21세기에 태어난 남성과 여성을 가리킨다. [본문으로]
  1. KASA 2018.06.30 13:47 신고

    안드로진이 뭔지 궁금해서 검색하다가 오게 되었는데요.. 본문을 봐도 안드로진이 뭔지 잘 모르겠어요.
    대충 언어적으로만 짚고 넘어갈 수 있겠지만, 제가 이해할때까지 확실하게 알아보는 스타일이라..

    1. 안드로진의 정의는 결국 신체의 성별(sex)와 관계없이 ""정신적, 사회적인 성별(gender)에서 남성성과 여성성을 동시에 지닌 성정체성 "" 으로 생각하면 될까요?

    2. (제가 이해한게 맞다면) 1번까진 알겠는데, 남성성과 여성성의 정확한 정의를 잘 모르겠어요.

    현대사회에서는 전통적인 방식의 남성이 지닌 남성성, 여성이 지닌 여성성을 배척하고
    본질적인 의미의 성평등을 추구하지 않나요??

    특히 성 정체성을 성적지향과 분리해서 생각한다고해서 더욱 어렵습니다.
    남성성과 여성성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싶어요.

    3. 신체적인 의미의 성이 아닌 정신적, 사회적인 성의 개념을 따로 두는 것이
    과연 본질적인 성정체성 확립과 성평등 이륙에 필요한 사항인지 의문이 듭니다.

    태어날 때 신체적 성별은 여자지만 (정신적, 사회적의미의) 남성성을 지니고 있어.
    태어날 때 신체적 성별은 남자지만 (정신적, 사회적의미의) 여성성을 지니고 있어.

    이걸 애초에 여성성, 남성성 분류하는 것 자체가 여러의미로 평등을 해치지 않나요?

    태어날때 성별이 남자든, 여자든,
    자신의 선택에 따라 신체적, 정신적 의미의 성정체성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사회가 도래한다면..

    그렇다면 남성성, 여성성, 안드로진 등 여러가지 분류법이 불필요할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 1. 중성으로 생각하셔도 좋고, 양성의 개념으로 생각하셔도 좋습니다. 정체성의 이름을 찾다보니, 제게 가장 가깝다고 생각되어지는 이름을 가져온 것에 불과합니다.

      2-1. 저도 여성성과 남성성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모르겠습니다. 사회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전통적이라고 생각되어지는 국가나 지역에 때라 근대 혹은 현대에 탄생했을 수도 있는) 여성성과 남성성의 개념이 저에게는 어렵습니다. 저도 이 글을 쓸 때보다 좀 더 복잡하게 정체화하고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전 여성성이나 남성성이라는 그 두 가지 모두와 맞지 않는 사람입니다.

      2-2. 성적지향과 성정체성은 분리할 수 없죠.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은 분리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성별정체성과 별개로 특정 형태의 성기 혹은 젠더에 성적으로 끌린다는 면에서 볼 때 분리 가능합니다. 제가 양성애자로 정체화한지 20년이 넘었지만, 양성애자라는 것에 대해서는 계속 의문을 갖고 있습니다. 범성애를 몰랐기 때문에 아직 덜 익숙해서 그런 건 아닐까? 이런 것을 비롯해 많은 의문이 있습니다.

      3. 정신적, 사회적인 성의 개념을 따로 두는 게 아니라, 특정 성역할을 사회가 강요하기 때문에 신체적인 의미의 성과 별개로 보는 것입니다. 이것은 제가 중점을 두는 부분도 아니고, 사회가 바라보는 젠더라는 방식을 깨고 있는 논바이너리 트랜스젠더 입장에서 인터섹스의 비가시화나 성적 불평등을 보았을 때 젠더의 해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단 제 정체성의 이름을 찾는 과정에서 젠더를 쪼개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이렇게 젠더를 쪼개고 쪼개다 보면 언젠가는 젠더 자체가 해체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전까지는 현재의 사회적, 법적 성과 싸우는 과정이 필요하죠. 거기에 균열을 내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 KASA 2018.07.02 15:05 신고

      아아.. 감사합니다. 조금은 이해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어렵네요 ㅠ..

      말씀하신 젠더가 해체되는 사회시대가 언젠가 도래하면 좋겠습니다.

  2. 210N 2018.08.02 01:15 신고

    읽으면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는 아직 젠더플루이드와 안드로진 사이에서 정체성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사회가 규정한 "남성성", "여성성"개념에서 자유로워져서 언젠가는 젠더를 지칭하는 용어가 없어질 만큼 젠더가 해체되는 날이 오기를 고대합니다... 이러한 용어들 역시 기존의 언어(남성과 여성을 규정해왔던)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있으니까요... 그러나 일단은 학문적으로, 경험적으로 다양한 젠더들 간의 차이에 따라 분류하는 과정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언어에 의지할 수 밖에 없지만 이것 역시도 우리의 언어를 새롭게 만들고 정체성을 확보해 나가는 과정이니까요..!

    • 아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
      210N님 말씀대로 계속 이야기를 나누고, 말을 계속 하다보면 분명 새로운 언어가 만들어지고, 새롭게 정체성의 이름을 만들 수 있겠죠? :)
      저도 기다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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