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에 성폭력과 관련하여 썼던 단편 소설입니다. 제대로 된 성교육이 없을 때 생기는 문제 중 성폭력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성폭력은 주체할 수 없는 욕망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약자에 대한 위계와 폭력 때문에 나타난다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 쓴 소설입니다. 예전에 쓰던 블로그에서 옮겨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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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의 죄


소년의 미간에 굵은 주름이 생겼다. 입가에 보이지도 않던 팔자주름은 점점 골이 깊게 파여 그림자도 함께 짙어졌다.

"끙!"

소년의 목 깊숙한 곳에서 신음이 올라온다. 눈 밑이 조금씩 부풀고 눈꺼풀도 점점 처져 눈이 실처럼 가늘어졌다. 눈 밑 그림자도 짙어져 무척이나 피곤해 보인다.

"아파. 아프다고."

눈 검은자를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움직인다. 눈을 조금 찌푸린다.

'누가 있을 리가 없지'

"하아"

소년은 몸을 굴렸다. 몸에 이불이 감겨 불편한 기색이다. 손을 바닥에 대고 상체를 들어올려 몸을 흔든다. 이불이 풀려 조금 편해졌는지 표정이 풀렸다. 가슴을 바닥에 바짝 붙이고 팔을 펴서 손등은 바닥에 댄다. 눈은 질끈 감고 얼굴을 베개에 파묻었다.

"후우. 조금만 엎드려 있어야지."

-삑삑삑

알람이 울렸다.

"아 씨."

손을 가슴 앞에 대고 밀어 상체를 들었다. 소년은 무릎을 꿇고 베개에 이마를 쳐박았다.

"일어나라."

"일어났어요."

이불을 걷고 일어섰다. 표정이 좋지 않다. 바지 가운데가 삐쭉 솟아있다.

"으으"

소년은 바지 안에 손을 넣어 팬티를 잡아당긴다. 손을 잠깐 움직이다 떼니 바지가 가라앉았다. 양손을 모두 빼 왼손은 주머니에 찌르고 오른손은 머리칼을 움켜쥔다.

"씨!"

'짜증난다. 쪽팔리게 커지고 난리야. 이래도 튀어나온 게 보이네.'

주머니에 찌른 손을 조금 들어올린다. 머리를 움켜쥔 손으로 머리를 긁는다.

'이쯤하면 안 보이겠지? 화장실까지는…'

머리를 긁던 손으로 방문을 열었다.

"밥 먹어."

"똥 마려워요. 똥 싸고."

소년은 몸을 조금 틀어 화장실로 걸어갔다.머리를 긁던 손으로 문을 열고 들어간다.

'아, 불을 안켰구나.'

조금 뒤로 물러나 오른쪽 어깨로 스위치를 눌렀다. 화장실 안이 환해졌다.

"훗!"

한쪽 입꼬리가 올라가며 코웃음을 냈다. 슬리퍼를 신으며 왼쪽 손을 뺐다. 새끼 손가락으로는 왼쪽 콧구멍을 후비고 엉덩이로는 문을 밀어 닫는다.

-쿵, 딸깍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바지 속에 집어넣었다. 왼손 새끼손가락을 콧구멍에서 빼고 새끼손가락만 쭉 편다. 양손 엄지손가락으로 바지를 조금 내리고 뒤로 돈다. 변기 위에 앉아 다리를 벌리고 코를 후비던 손을 세면대에 문지른다.

'오줌 나올 때 아플텐데… 단단해져서 오줌발도 쓸 데 없이 강할테고…'

"하아"

소년은 한숨을 쉬고 얼굴을 찌푸렸다. 왼손은 머리를 움켜쥐고 오른손은 머뭇거리며 아랫배를 쓰다듬는다.

'짜증나. 눌러야하잖아.'

손을 더 내려 아래를 누른다. 다리를 모아 무릎을 붙이고 손을 뗐다.

"짜증나. 아프기만 하잖아. 씨."

손을 다리 사이로 집어넣어 지그시 누른다.

-쉬

'아 씨, 아파'

"으음. 흑."

-뿌지직

"아아."

팔자주름의 그림자 한 쪽이 더 짙어졌다. 콧구멍이 벌어지고 인중이 짧아진다. 눈 밑이 부풀어 눈이 실처럼 가늘어졌다.

"흑."

-쑤욱, 쏴아.

일어서서 팬티를 올린다.

-촥!

경쾌한 소리가 난다.

"아아, 씨."

'아프잖아. 그래도 많이 가라앉았으니 안보이겠지.'

-촤아아

소년은 물을 틀어 손을 대강 씻고 화장실 밖으로 나온다. 소년은 밑에 튀어나온 다리사이를 보고 한숨을 쉬었다.

"하아."

'아직도…'

소년은 누가 볼까 방으로 재빠르게 움직였다.

"불 안끌래?!"

짜증 섞인 목소리에 소년은 인상을 찌푸리며 다시 화장실로 가 불을 껐다.

'아 씨. 깜빡할 수도 있지.'

"껐어요!"

"왜 짜증이냐?!"

"엄마가 먼저 짜증 냈잖아!"

"아침부터 화내게 할래?"

"아 뭐! 사람 짜증나게 해놓고 짜증낸다 뭐라 그래!"

"똑바로 하면 짜증날 일도 없잖아!"

"에이 씨!"

-쾅!

소년은 화장실로 들어가며 문을 세게 닫았다.

'짜증나. 보이지도 않잖아.'

-딸깍

"나중에 나올 때 불 꺼."

-하아

소년은 문득 떠오른 생각에 아래를 봤다. 가라앉은 가랑이를 보고, 바로 문을 열어 화장실 밖으로 나갔다.

-착, 딸깍

소년이 밖에 나오자마자 어머니가 말을 했다.

"밥 먹어라."

소년은 누그러진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긴장한 탓에 소년의 이맛살이 팽팽해졌다.

'보고 있는 사람은 없겠지?'

소년은 눈을 굴려가며 두리번거렸다.

"하아"

크게 숨을 들이마신 덕에 어깨가 들리며 가슴이 부풀었다. 주섬주섬, 뒤지는 척 손을 바지 주머니에 찌르고 다시 두리번거렸다.

"으으!"

얕은 신음을 냈다. 손은 주머니에 찔렀는데 부풀어오르는 것은 가랑이다. 소년의 이맛살에 주름이 생겼다 풀린다. 주름살과 함께 가랑이도 다시 가라앉았다.

-끄응

소년은 소리가 난 곳을 쳐다보았다. 버스였다. 노선을 확인하고는 버스에 올랐다. 소년이 앉을 수 있는 자리는 없었다. 두 명씩 앉을 수 있는 곳에는 다 여자 혼자 앉아 있어 부끄러운 마음에 앉을 수 없었다. 맨 뒷줄 가운데 자리는 아래때문에 민망한 일이 생길까 피하고 싶었다.

-이번 정거장은 동…

"아씨"

느껴졌다. 소년은 도리질을 하며 주변을 살펴보았다. 다들 창밖만 보고 있었다. 기회다! 양손을 살짝 부푼 가랑이로 가져가 옷매무새를 다듬는다.

-끄응

"으아."

버스가 갑자기 서는 바람에 소년은 균형을 잃고 휘청거렸다. 얼굴색이 하얗다. 균형을 잡고 얼굴이 붉어졌다.

-삐이

버스 문이 열려 사람들이 내렸다.

"하아 하아."

소년은 갑자기 숨이 가빠왔다. 소년의 어깨가 급하게 오르락내리락한다.

-삐이

버스 문이 닫혔다. 소년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버스 뒷쪽 빈자리를 보고 몸을 틀어 움직였다. 뒤에서 두 번째 좌석 창가에 앉았다.

소년은 앉자마자 목이 뻣뻣한 것처럼 고개를 돌렸다.

'사람도 별로 없고, 안 보이겠네. 아 씨, 왜 자꾸 커지냐? 가라앉긴 했지만.'

"아 씨."

소년은 오른손을 배꼽 아래로 가져가 가랑이를 만져 나중에 커져도 티 안나게 만지작거렸다. 다시 눈치를 살피다 아무도 모르는 것 같아 안심하고 오른쪽 팔꿈치를 창틀에 기댄다. 오른손은 살짝 벌려 엄지와 집게 손가락 사이에 귀를 끼운다. 손바닥은 광대뼈를 받치고 고개는 오른쪽으로 틀어 어깨를 창에 붙인다.

-이번 정거장은…

"흠."

손을 올려 버튼에 댔다.

-삐

다른 사람이 먼저 눌렀다. 소년은 아쉬운 듯한 표정으로 일어선다. 아래도 같이 일어섰다.

"윽!"

아까 만져둔 덕에 크게 표는 안 나겠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급정거에 휘청이는 척하며 앉아 아래를 살짝 다듬었다.

'이제 됐어. 괜찮겠지.'

소년은 흐트러진 균형을 잡아 흐뭇한 척 희미하게 미소를 짓고 내리는 문으로 갔다. 또 느낌이 왔다.

'윽! 또 커진다.'

섰다.

-삐이

문이 열릴 때소년은 촉감을 믿고 아래를 쳐다보았다. 표나지 않는 것에 살짝 미소를 지으며 아랫배에 힘을 빡 주고 당당하게 버스에서 내렸다.



'또 꼴렸네. 딸딸이라는 거 한 번 쳐볼까?'

소년은 바지를 내려 손을 가랑이로 가져갔다. 그리고 열심히 문질렀다.

"아 씨, 아파."



"아 씨, 아파."

소년은 자기 바지 가랑이를 꼭 붙잡았다.

"왜? 어디가 아픈데?"

친구의 물음에 소년은 신음을 흘리며 대답했다.

"끙, 자꾸 선다. 왜 이렇게 아프냐?"

"꼴렸냐?"

"꼴렸냐고? 많이 들어보긴 했어. 근데 그게 뭔데?"

"자지가 발딱 선 거. 그게 꼴린 거야."

"어? 진짜? 아 씨."

소년의 뺨이 살짝 붉어졌다. 얼굴도 찡그린다.

"그럼 딸딸이도 모르겠네?"

"딸딸딸 거리는 차 이야기하는 거 아냐?"

"너 뭐냐? 설명하기는 좀 그런데 그건 아니다. 자지 문지르는 거거든. 다른 말로 뭐라더라? 아, 자위."

"이해가 안 가는데. 그거 왜 하냐?"

"해보면 알아."

'뭘 해보면 알아?'



'이걸 왜 하는 거야? 아프기만 한 걸 해서 뭐해?'

소년은 바지를 올렸다.

"짜증나."

소년은 투덜거리고 가방을 챙겨 문 밖으로 나갔다.



-사층입니다.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렸다. 소년은 왼쪽으로 움직여 유리문을 열고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총무를 보고 고개를 꾸벅 숙여 인사했다. 소년은 고개를 들고 오른쪽을 바라보았다. 아무도 없었다.

-꼬르륵

뱃속에서 나는 소리에 휴대전화를 꺼내어 액정화면을 바라보았다. 6시 30분.

'아, 사람 없을 시간이구나.'

"밥이나 먹어야겠다."

소년은 휘파람같은 소리가 섞여있을 정도로 가늘게 중얼거렸다.

-지잉

'깜짝이야.'

휴대전화 진동이었다. 소년은 휴대전화를 꺼내 액정화면을 바라보았다.

[어디?]

소년의 친구 ㅇ의 문자였다. 고민할 것 없이 바로 독서실이라고 답을 보냈다.

-지잉

[ㅇㅇ]

'뭐냐?'

[뭐냐?]

[거기로간다]

[밥먹을건데언제올거냐]

[밥빨리먹어금방간다]

[ㅇㅇ]

'밥 뭐 먹지?'

소년은 주머니를 뒤적거렸다.

'사발면에 삼각김밥이나 먹자.'

소년은 밖으로 나갔다.

편의점으로 들어가 음료수 행사를 하는 삼각김밥 두 개와 음료수 두 개, 사발면 하나를 집어들었다. 계산을 마치고 사발면을 뜯어 스프를 넣고 뜨거운 물을 부었다. 바깥이 잘 보이는 바에 앉아 사발면을 내려놓았다. 사발면이 익는 동안 먹기 위해 삼각 김밥 하나를 뜯었다.

'언제쯤 올까? 밥 다 먹을 때쯤 왔으면 좋겠는데…'

삼각김밥 하나를 다 먹었다. 다시 한 개를 뜯으려다 면이 익었나 확인해보았다. 아직 다 안익었지만 아까 먹은 삼각김밥 때문에 목이 매여 국물을 마셨다.

'아 씨, 스프 안 섞였잖아.'

투덜대며 사발면을 내려놓았다. 젓가락으로 면과 국물을 휘저어 스프를 다 녹이고는 뚜껑을 다시 붙였다. 사발면이 익기를 기다리는 동안 젓가락으로 사발면을 툭툭치며 바깥을 살펴봤다.

'익어라. 익어라.'

젓가락으로 리듬 치는 것은 어느새 시들해지고 사람들만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배고파. 아!"

소년은 저도 모르게 나온 말에 스스로 놀라 사발면 뚜껑을 열었다. 라면은 다 불어있었다.

"아 씨."

삼각김밥을 먼저 다 먹으려고 했지만 국물 이 거의 없어 목이 메었다. 갑갑하니 물을 머금어 불어버린 면을 꾸역꾸역 먹었다. 결국 다 삼켰는데 갑갑한 게 없어지질 않아 주먹으로 가슴을 두드려봐도 소용이 없었다.

-딱

"바보야 있는 음료수도 안먹고 이게 뭐냐?"

소년의 친구 ㅇ이 왔다. ㅇ은 소년에게 뚜껑을 딴 음료수 하나를 내밀었다.

"아으으아"

소년은 정신 없이 받아 벌컥 벌컥 들이켰다. 목으로 넘기기도 힘들 정도로 가득 머금은 바람에 뱉지도 못하고 고통스러운 모습이다. 음료수를 간신히 삼켰는데, 기침하고 코로도 나오는 바람에 더 고통스러워한다.

"꾸웨엑!"

ㅇ이 소년에게 휴지를 준다. 소년은 한참을 큰소리 내다 좀 가라앉았는지 숨만 헐떡인다.

"고마워."

"가자."

소년은 일어서기 전에 물었다.

"음료수 하나 먹을래?"

"어."

행사로 받은 음료수를 건냈다.

"자."

ㅇ은 받아들고, 편의점 바깥으로 나갔다. 소년은 휴지도 치우고, 테이블로 닦았다. 다 먹은 음료수 병, 라면 국물, 쓰레기를 다 버리고 ㅇ을 따라 편의점 밖으로 나갔다.

ㅇ은 편의점 밖에서 PMP를 들고 뭘 보고 있었다.

"뭐 보냐?"

"야설."

"그게 뭔데?"

"독서실로 가자. 가서 보여줄게."



소년은 책상에 앉아 ㅇ의 PMP에 집중했다.

소년의 표정이 계속 바뀌었다. ㅇ은 소년의 표정을 읽고, PMP를 돌려받아 말을 했다.

"야설 가져가서 볼래?"

소년은 고개를 끄덕였다.

"USB 있냐?"

소년은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줘."

소년은 ㅇ에게 USB메모리를 건냈다. ㅇ은 소년의 독서실 컴퓨터에 PMP와 USB메모리를 연결해 복사하고 다시 소년에게 건냈다.

"재밌게 봐라."

"어, 고마워"

ㅇ은 휴대전화를 열어 시간을 확인했다.

"야, 10시 넘었다. 집에 가자."

소년과 ㅇ은 가방을 챙겼다. 어차피 엘레베이터 기다리는 거 오래 걸린다며 둘은 계단을 걸어 내려갔다. 독서실 건물 밖으로 나오면서 ㅇ은 소년에게 말을 걸었다.

"뭐? 아무튼 이거 읽고 딸딸이 너무 많이 치지 마라."

"안쳐."

"딸딸이 쳐보기는 해봤냐?"

"아프기만 하던데, 짜증나서 안 한다."

"그런가? 난 기분 좋던데"

"그게?"

"특이하네."

소년은 ㅇ의 집 방향으로 걸었다. 바로 가나, ㅇ의 집 쪽으로 돌아서 가나 시간 차이는 얼마 없다. ㅇ은 야설을 보면서 걷고, 소년은 주변을 살피며 야설을 훔쳐보았다.

"진짜 이러냐?"

"그러겠지. 다 왔다. 나 들어가. 잘 가."

"어."

소년은 더 읽다 가고 싶었지만, ㅇ이 집에 들어가는 바람에 입맛만 다셨다.

"쩝."

'아!'

갑자기 USB메모리가 생각난 소년은 집으로 바람처럼 달렸다.



소년은 평소처럼 집에 들어오면 컴퓨터를 바로 켠다. 조용하다 조금 있으면 또 스피커 볼륨을 높여 게임을 한다. 이전보다 청소를 열심히 하고, 조용히 있는 시간이 길어졌다. 요즘은 팬티만 입은 모습을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는다. 문 밖에서는 항상 바지를 입고 있다. 방에서 나올 때 다리를 후들후들 떠는 일이 잦아졌다. 소년은 이제 손을 깨끗하게 잘 씻는다.



밤 10시 넘어 독서실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ㅇ은 소년에게 말했다.

"애 하나 잡아다 할래?"

"뭘?"

"야설 봤잖아. 해보지 않을래?"

소년은 긍정하지도 못하지만, 부정하지도 못한다. 눈이 떨리고, 몸이 떨린다. 야설로 읽던 것이 눈 앞에 아른거린다. 성폭행을 당하지만 결국 좋아하며 또 하자는 여자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만졌는데 오히려 더 즐기며 따로 데려가 하는 여자들만이 기억난다.

'애 하나 잡아서 하다 다른 사람을 만나서 더 즐길 수 있지 않을까?'

"가자"

소년은 대답조차 못하고 ㅇ이 이끄는대로 간다.

'꽉 조이면 그렇게 좋을까? 길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어떤 기분일까?'

소년은 ㅇ이 가는 길을 따라 갔다. ㅇ은 자신의 집 방향으로 갔다.

"야 어디 가?"

"어두운 데 찾아야지."

둘은 ㅇ의 집을 지나 더 어두운 동네로 갔다. 이 시간에 누가 다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꼬마 아이들이 몇 명 보였다. ㅇ이 소년에게 말을 걸었다.

"어느 애 잡을까?"

"진짜 하려고?"

"그러려고 온 거 아냐?"

소년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핑계를 댄다.

"소리 지르지 않을까?"

"살살 꼬셔야지."

"좀 많지 않아?"

"왜 그래?"

"들키면 어떡해?"

"더 어두운 데로 가자."

ㅇ은 소년을 이끌고 더 어두운 곳으로 갔다.

"야, 그냥 가자. 걸리면 쪽팔리잖아. 무섭기도 하고…"

ㅇ은 소년 때문에 할 수 없다는 듯이 방향을 바꾸어 집 근처로 향했다. 소년은 ㅇ을 따라 집으로 갔다.

'아쉽지만, 무서워.'



토요일 저녁, 소년의 가족은 안방에 모여 함께 밥을 먹고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마침 주말연속극이 끝나고 뉴스를 할 시간이었다. 소년은 드라마를 보고 싶었지만, 채널 이동에 관한 권리가 없다. 자기 방으로 움직일까 했는데 소년의 어머니가 딸기를 씻어 안방으로 갖고 왔다.

"딸기 먹어라."

"아까 냉장고에는 없던데, 웬 딸기?"

"방금 들어오면서 사왔어."

소년은 딸기를 조금씩 베어물었다.

"쯧쯧쯧."

소년의 아버지가 혀차는 소리를 내며 뉴스를 봤다. 소년은 물었다.

"왜? 무슨일인데?"

"봐봐라. 저 쳐죽일 놈."

소년은 뉴스에 집중했다. 초등학교 안에서 초등학생을 강간한 용의자의 생활이 나오고 있었다. 소년의 심장이 두근거렸다. 곧 이어 나오는 뉴스는 성범죄자 화학적 거세 법안 논란이었다.

"거세하면 새 범죄자는 안 나오나? 범인만 잡으면 뭘해? 치안이 이렇게 엉망인데!"

소년의 아버지는 흥분했다. 소년은 어두운 골목 속에서 뛰어놀던 꼬마 아이들이 생각났다.

-오늘 밤 …

"미친놈들"

-는 아동 성폭력에 대한 대처와 속칭 성범죄자 화학적 거세법안에 대해 보도합니다.

소년은 화장실로 갔다. 다리가 후들거려 슬리퍼를 제대로 신지도 못하고 미끄러졌다. 가랑이가 찢어지는 고통에 소년은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조심해. 괜찮니?"

아버지, 어머니가 달려왔다.

"네, 괜찮아요."

소년은 화장실 불을 켜고 들어가 문을 잠갔다. 변기에 앉아 머리칼을 움켜 쥐었다.

'아 씨, 걸리면 어떡하지? 누가 아는 건 아닐까?'

한참을 고민하다 물을 내리고 나왔다.

"왜? 배탈 났니?"

"네 괜찮아요."

소년은 안방으로 들어가 텔레비전을 봤다. 마침 시사프로그램이 시작할 시간이었다. 성폭력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의 정신적 고통, 재범율과 약물 치료가 통하지 않는 사례…

'나 그렇게 나쁜 놈이었어? 아냐, 안했잖아. 나는 성충동을 이겨냈어.'

시사프로그램이 끝나고 소년은 다리를 후들거리며 방으로 들어갔다.

'괜찮아, 괜찮아… 나쁜놈은 ㅇ이야.'

소년은 컴퓨터를 켜고 휴대전화를 들어 문자를 썼다.

[개새꺄]

차마 발송하지도 못하고 종료버튼을 눌러버리고 말았다.

'나도 똑같은 놈인 걸.'

부팅이 완료됐다. 인터넷 창을 띄워 게시판, 블로그, 뉴스를 검색했다.

[피해자의 고통… 지워지지 않는 상처,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와 가족에 다시 상처를 주는 것. 약물 치료의 효력이 입증된 것도 아니다. 아동 성폭력은 성충동 보다 약자만을 대상으로 한 폭력이라는 것이 가장 큰 문제, 물리적 거세를 해야한다, 사형을 시켜야 한다, 치안을 강화해야 한다]

'쪽팔리게 나도 저런 사람이 될 뻔 했어? 아니, 고통… 내가 K처럼 애들 괴롭히는 그딴 놈이란 말야?'

소년은 흐느꼈다. 아래에 무슨 느낌이 왔다. 섰다.

"미친… 흐윽…"

소년은 야설을 찾았다. 읽으며 자위를 했다.

한 번, 두 번, 세 번, 네 번…

'아파!'

소년은 아픈 데도 계속 했다.

'다 빼야 해. 그래야 그런 짓 안 하지.'

다섯 번째, 핑 돌았다. 색도 이상했다. 소년은 자기 눈이 이상한 줄 알았다. 하지만 비교해보니 붉은 빛이었다.

'피… 나 죽는 건가? 잘못했으면 벌을 받아야지…'

소년은 죽음을 기다리며 자리에 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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