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여성 관리자를 꺼리는 분위기가 있다. 학기말 인사철마다 “제발 ‘여성 관리자’가 안 왔으면 좋겠다.”, “내신 냈는데, 1순위가 아니라 차순위 학교로 가면 관리자 때문에 힘들 텐데.” 같은 이야기들이 나온다. 발령이 나면 학교 관리자에 대한 질문 전화를 하긴 하지만, 여성 관리자일 경우 별로 기대를 하지 않는 눈치가 보인다. 어느 지역에는 ‘마녀’가 있다는 이야기도 가끔 있다. 학교는 성차별이 심한 곳인 걸까? 아니면 성 역할에 대한 편견이 심한 곳일까? 아니면 실제 여성의 전반적 성향이 문제인 것일까?

잘 맞는 여성 관리자와 일을 하며 업무 능력과 자존감이 향상된 적이 있었다. 그래서 여성 관리자에 대한 편견을 들었을 때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런데 다른 학교에서 개인적으로 교권침해를 넘어 인격적 모욕이라 생각할 정도로 당한 적이 있다. 그분은 다른 관리자들보다 좀 더 특별한 경우라고 했다. 스트레스를 주는 간격도 좁았기에 너무 지쳤었다. 그렇게 다른 형태의 관리자를 만났기 때문에 개인의 차이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학교는 여성 관리자가 점점 많아지게 될 것이다. 학교는 여성의 비율이 높은 직장이기 때문이다. 2015년 현재 59.2%(2015 교육통계 기준), 초중등교육기관만을 대상으로 하면 62.1%로 다섯 중 셋이 여성이다. 여성의 비율이 높은 학교에서도 여성 관리자의 비율은 아직 높지 않은 편이다. 그래서 교육통계를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보았다.

초등학교는 2015년 기준 여성의 비율이 76.9%로 가장 높은 만큼 관리자 중 여성의 성비도 가장 높다. 교감의 54.3%, 교장의 28.7%가 여성이다. 교감으로 근무 중 (전직하지 않을 경우) 길면 5년 후에 교장이 된다고 가정했을 때 비슷한 비율로 승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2020년에는 초등학교의 여성 교장 비율은 55% 가까이 될 것이다. 교감 승진에 필요한 경력을 20~25년으로 보면, 몇 년 후에는 재직 교사의 비율과 엇비슷하게 맞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중학교의 경우 2015년 기준 68.6%로 10명 중 7명 가까이 여성이다. 관리자는 교감의 30.1%, 교장의 23.2%이다. 고등학교의 경우 여성의 비율이 50.1%로 반 이상이 여성이다. 교감은 10.7%, 교장은 9.1%가 여성으로 중학교보다 훨씬 적은 편이다(1990년대에는 특이하게도 여성 교감보다 여성 교장의 비율이 높았던 시기가 있다). 추세를 보았을 때 향후 10년 정도면 초등학교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20년 전 여성 재직 비율을 따라가거나 초과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렇게 재직자 중 여성의 비율이 높고, 여성 관리자의 비율이 점점 높아지는 곳이 학교이다. 그런 곳에서 동성에 대한 편견이 많은 것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여성에 대한 성차별이 크게 심할 것이라 보기도 힘들다. 그런 학교에서 그런 학교에서 여성 관리자에 대한 불만의 소리가 나오고 꺼리게 되는 이유가 대체 뭘까?

중등학교의 경우 승진에 유리한 전공이 있었다고 들었다. 즉, 대회 등으로 가산점을 얻을 수 있는 전공이 있어 유독 승진이 잘 됐다. 성별보다 전공이 더 장해물이었다. 그런데 승진의 유리한 전공 교사의 대부분이 남성이었다. 그래서 성 평등 문제 제기도, 제도 개선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가산점이 적을 수 밖에 없는 전공의 교사에게는 경쟁이 더 버거웠을 것이다.

교육사를 공부할 때 지나친 경쟁이 가져온 폐단에 대해서 본 적 있다. 굳이 교육사가 아니더라도 지나친 경쟁은 발전이라는 목적 대신 이긴다는 목표 달성을 위한 경쟁이라는 수단에 치우쳐 본질을 왜곡한다. 특히나 겉보기에는 특정 전공이 유리한 편에 가까웠지만, 실질적으로 여성에게 불리한 승진 구조였다. 그래서 경쟁이 더 치열했고,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점수 경쟁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한 박탈감과 함께 완벽과 실적에 대한 집착이 컸을 것이다. 그래서 심리적 보상으로 권위가 필요하게 된 것 아닐까?

앞으로 여성 관리자의 비율이 재직 비율과 비슷하게 되면 여성 관리자를 만났을 때 특히 더 힘들다는 이야기가 사라지게 될까? 사라졌으면 좋겠다. 나는 관리자로 누구를 만나든 행복한 직장 생활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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