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드레싱이라는 말이 있다. '특정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반대 성별이 입는 것으로 인식되는 옷을 입는 행위'라고 위키백과에 나와 있다. 드랙퀸(Drag Queen) 같이 유희를 목적으로 과장되게 여성처럼 치장하고 행동하는 이들도 있지만, 이성복장도착 같은 성적 도착증도 있다. 그 외에 변장이나 다른 것들을 목적으로 이성의 옷을 입는 사람들도 있다. 나는 남성기가 있는 주민등록상 남성이다. 그리고 여성복이라고 하는 것들을 입는다.

나는 블라우스를 즐겨 입는다. 바지도 레깅스 같은 핏의 스키니 진을 즐겨 입었고, 여름이면 핫팬츠를 입고 다닌다. 거의 1년간은 입지 않기는 했지만 한동안 치마도 입고 다녔었다. 나는 유희 목적으로 입고 여성(이라고 생각되는 모습)처럼 행동하는 것이 아니니 드랙퀸은 아니다. 성적 쾌감을 느끼지도 않으니 복장도착도 아니다. 그러면 나는 크로스드레싱을 하는 것일까?

나는 옷을 살 때 여성복 판매점에서 산다.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남성복은 잘 살펴보지 않는다. 바지를 사거나 티셔츠나 니트를 살 때도 불편함 없이 산다. 온라인에서는 내 사이즈 재둔 것과 비교해서 보면 입는 데 무리 없고, 오프라인에서는 단골 가게가 있어서 들어가면 편안하고 여유 있게 고를 수 있다. 상대적으로 남성복보다 저렴하기도 하지만 모양이 다양해서 좋다. 그래서 여성복 판매점에서 산다. 

트위터에서 나와 좀 다르긴 하지만 비슷하게 옷을 입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 FTM[각주:1] 트랜스젠더인데, 샬랄라 원피스나 치마 입기도 좋아한다고 했다. 일단 남성이 된 사람들인데 여성의 옷이라고 불리는 옷을 입는다. 그러면 이들은 크로스드레싱을 하는 것일까? 원래는 여성이었는데 남성이 되었다고 크로스드레싱을 하는 것일까?

난 옷을 입을 때 이성의 옷이라는 생각을 하고 입지 않는다. 성별을 둘로만 나누고 둘 중 하나만 선택하는 이분법적 사고도 싫어한다. 사회 통념상 치마나 블라우스는 여성만 입는 옷이다. 사회적으로 보았을 때 크로스드레싱을 하는 사람일 수는 있겠지만 나는 반대 성별의 옷을 입는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단지 예뻐 보여서 입으면 어울릴 것 같은 옷을 입을 뿐이다.

난 머리도 기르고 화장도 한다. 그렇게 보면 통념상 여성성을 지향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나는 내 성별을 여러 가지로 고민하는 젠더 퀘스처너[각주:2]이지만 여성이 되려는 생각은 없으니 트랜스젠더도 아니다. 젠더 이분법으로부터도 탈출하고 싶고, 내가 보기에 예뻐 보이는 옷을 좀 자유롭게 입고 싶을 뿐이다.

  1. Female to Male [본문으로]
  2. 본인의 젠더에 대하여 고민하는 사람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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