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유니클로 <'감탄' 팬츠> 광고 시리즈는 재미를 추구한다. 남자들의 바지가 불편하다면서 이 바지를 입으면 '감탄'할 만큼 편하다고 광고한다. 광고를 재미있어하는 사람이 많다. 단 상대적으로 남성보다 편안하다는 치마, 이 이야기가 조금 불편하다. 왜냐하면, 치마 입는 과정은 불편하기 때문이다.


여자들이 커피를 들고 스커트를 입은 채 걸어간다. 여자들의 스커트를

남성이 여성들을 바라보는 듯한 모숩이다. 그들의 편안함을

여자들이 커피를 들고  걸어간다. 언제까지 부러워만 할 것인가


"여자들의 스커트를, 그들의 편안함을, 언제까지 부러워만 할 것인가."는 불편한 말이다.


먼저 치마를 입을 때 신경 쓸 것이 많다. 속옷이 보이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 짧은 치마의 경우 H라인으로 팽팽하면 움직임도 불편하고 앉았을 때 틈으로 속옷이 보일까 봐, 허리를 숙일 때 뒤로 엉덩이와 속옷이 보일까 봐 신경 쓰인다. A라인의 경우 상대적으로 덜하지만 짧으면 신경 쓰인다. 펜슬 스커트 같은 경우에는 밑으로 내려갈수록 점점 좁아지므로 다리의 움직임이 제한된다. 무릎까지 오는 치마도 H라인의 경우 다리 움직임이 상대적으로 많이 불편해진다. 물론 이런 치마들이 바지에 비하면 통풍은 잘 된다는 장점이 있다.

긴 치마의 경우는 나풀거리면 나풀거리는 대로 다리의 움직임을 방해하고, 팽팽하면 팽팽한 대로 다리의 움직임을 많이 방해한다. 상대적으로 함기량이 많으므로 보온이 잘 되긴 하지만, 바지에 비하면 치마는 기본적으로 활동이 불편하다.

활동이 불편한 것만이 아니다. 과정이 추가된다. 치마를 입는 과정은 치마의 종류나 계절 등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지만, 기본적으로 스타킹을 신고 치마를 입는다. 스타킹은 통풍이 안 된다. 더군다나 치마를 입으며 스타킹을 신을 때 무릎보다 조금 위로 올라오는 스타킹보다 엉덩이까지 감싸는 팬티스타킹을 많이 신기 때문에 전체적인 압박감도 압박감이지만 통풍 안 되는 부분이 넓다. 특히 다른 데는 몰라도 발에 통풍이 안 되기 때문에 답답하다.

스타킹을 안 신으면 되지 않느냐는 말이 나올 수도 있다. 치마를 입을 때 스타킹을 안 신을 수 있는 계절이 얼마나 있을까? 거의 없다. 치마를 입으려면 스타킹은 거의 필수이다. 보온에도 필요하고 맨살끼리 부딪치며 마찰하는 것도 예방해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여학생이라면 치마를 입을 때 검은 스타킹을 강제로 신어야 하는 시기도 있다.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다.

물론 스타킹을 신으면 압박되어 각선미 보정 효과 등이 있다. 하지만 털이 있으면, 털이 보이면 보기 흉하다는 이유로 제모한다. 여성에게 제모를 강요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제모를 많이 한다. 여성에게 다리털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일부 털이 가늘거나 별로 없는 여성들 정도나 여성들에게 털이 별로 없다는 생각을 한다.

이런 일이 있었다. 한 후배는 동생 자취하는 집에 놀러 갔다가 면도기를 발견했다. 면도기를 보고 흥분해서 남자랑 동거하나 싶어 동생을 불러 야단을 치려고 면도기에 관하여 캐물었다. 동생은 무슨 소리냐는 듯이 본인 제모를 위한 것이라고 했다. 둘 다 여성이다. 언니는 털이 거의 나지 않아 미용을 위한 제모가 필요 없었고 동생은 본인의 미용을 위한 제모가 필요했다.

여하튼 그런 편견과 사회적 강요 때문인지 몰라도 올리브영이나 왓슨스 같은 데 가면 제모 관련 용품들이 전시된 코너가 있다. 제모 크림, 제모 왁스, 제모 왁스 스트립, 여성용 면도기 등 다양한 용품들이 있다. 이런 게 왜 있을까? 제모 왁스 스트립을 보면 팔 및 다리용, 비키니 및 겨드랑이용, 얼굴용 등 여러 부분이 있다. 팔, 다리, 비키니 라인, 겨드랑이, 얼굴 등 미용을 위한 제모 수요가 그만큼 많다는 이야기이다. 

제모 크림은 크림을 바르고 10분 남짓 있으면 털이 불어난다. 파마약 같은 냄새도 나고 예민할 경우 피부가 따가울 수도 있다. 민감한 부분이나 상처에 바를 경우 한동안 쓰릴 수도 있다. 털이 불어나면 스패츌러로 밀어서 털을 뜯어낸다.

제모 크림


제모 왁스의 경우는 전자레인지로 녹이거나 물로 중탕해 녹여서 스패츌러로 바른 다음 스트립을 붙인 다음 한 번에 당겨서 수많은 털을 뽑아낸다. 제모 왁스 스트립의 경우 이게 스트립에 발라져 있어 손으로 비벼 뗀 다음 제모할 부분에 붙이고 한 번에 당겨 털을 뽑아낸다. 피부에 남은 왁스는 오일 시트나 오일로 닦아내거나 미온수로 녹여 씻어낸다. 좀 고통스러운 방식이지만, 털을 족집게로 일일이 뽑아내는 것보다 고통이 덜하게 느껴진다.

제모 왁스

제모 왁스 스트립

면도기의 경우 면도크림을 바르거나 해서 남자들처럼 면도한다. 면도해서 털이 겉에 드러나지 않도록 만드는 방식이다.

여성용 제모 면도기

살펴보면 털이 적으면 스타킹 착용 후 치마 입기 2단계이다. 털이 많으면 제모 후 스타킹 착용 후 치마 입기 3단계이다. 이래도 치마가 편해 보이는가?

분명 넷플릭스 광고 유세윤, 에뛰드 광고 전현무보다야 타깃 설정이 잘 된 광고이긴 하다. 하지만, 치마를 입지도 않는 이들에게 치마에 대한 편견을 조장한다. 타깃 설정이 올바르다고 해도 성편견을 조장하는 광고는 바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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