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OTL-숨은 인권 찾기] ‘맥’으로도 보고싶다

한겨레21 독자편집위원회 활동하면서 글을 한 번 기고하고 싶었는데, 딱 한 번 실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맥용 한컴 뷰어와 한컴오피스가 출시되었고, 맥용 MS오피스 역시 한국어로 사용할 수 있게끔 현지화되어 있습니다. 많이 좋아졌지만, 공공의 사용이라는 측면에서 유료 프로그램 위주로 돌아가는 것은 썩 좋은 일이 아니지요. 보안이라는 명목 아래 여전히 웹접근성도 문제가 있습니다. 심지어 공공기관에 웹문서 인코딩조차 제대로 설정 않은 곳이 많아 다운로드 받을 때 파일명을 알아보기 힘든 경우도 있습니다.

2008년 10월 3일에 블로그에도 따로 포스팅했었습니다. 생각날 때마다 한 번씩 글을 옮길 생각입니다.

아래는 기고한 글의 원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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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아는 동생이 여행을 다녀왔다며 여행기를 첨부해서 메일을 보내왔다. 여행이 어땠는지 궁금해 첨부파일을 다운받으려고 보니 확장자가 ‘hwp’, 한/글 문서다. 나처럼 한/글을 구입하지 않은 맥(매킨토시) 사용자는 안 읽어도 상관 없다는 건가? 윈도 말고는 한/글 뷰어도 없는데… 관공서 말고 개인한테까지 시위할 수도 없고 해서 문서 못 연다고 답장을 보냈다. 덕분에 문서 하나로 생긴 일이 생각나 씁쓸했다.
작년 대선 때, 시험 준비 때문에 집에 갈 수 없어 부재자 투표를 신청하려는데 신고일을 몰랐었다. 홍보도 없어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에 자주 들어갔는데 공지도 없고 답답했다. 한 일주일 잊고 지내다 홈페이지에 들어갔는데 신고 마지막날.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야 하는데 공지일자에 어이없고, 맥에서 깨지는 페이지에 황당하고, 아무 배려 없는 한/글 문서로 된 공문에 화가 났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마음에 12월 13일 부재자투표일에 부재자투표소로 갔다. 홍보 시기, 웹 접근성, 한/글 문서의 폐쇄성 문제를 거론하는 내용을 담은 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했다. 선관위 소속이 아닌 많은 공무원 분들이 “참고하려 한다”며 관심을 보여 보람있었다. 그런데 정작 지역 선관위는 사과와 시정 약속은 커녕 지역선관위 직원의 무단 채증(?)에 타당하면 연락주겠다며 ‘인적사항’ 요구(취조?). 나가서 시위나 계속 하라는 말은 덤이다. 덕분에 화가 이만큼 났는데 어떤 높아 보이는 사람이 와서 “문서가 안 열리면 되는 곳에 가서 열면 되는 것 아니냐”며 훈계를 했다. “누구나 접근할 수 있어야 하는 공문을 내가 따로 돈을 들여가면서까지 열어야 하는 것이 말이 되냐”는 당연한 반박에 “전화로 민원을 넣어도 되는 것 아니냐”며 한 마디 덤을 주신다.
이정도 일이 있었으니 선관위도 바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올해 총선 즈음하여도 홍보 외에는 바뀐 것이 없었다. 기가 차서 중앙선관위에 직접 전화를 했더니 민원 게시판을 활용하라고 한다. 들어가보니 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웹브라우저로는 게시판에 글을 쓸 수 없었다. 쓸 수 있다해도 몇 개월 전에 올라온 광고 글 투성이로 전혀 관리가 안되는 게시판에 쓰나마나 아닌가? 결국 다시 전화하여 홈페이지 문제에 대한 수정할 것과 한/글 문서로 된 공문을 PDF파일로 변환하여 올려줄 것을 요구했다. 금방 금방 처리해 주었지만, 마음이 너무 답답했다. 전산 담당자는 윈도 외의 다른 운영체제와 그 현실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왜 항의를 받은 후에야 조취를 취한 것일까? 하긴 웹표준(또는 웹접근성)을 무시하여 익스플로러와 윈도만 생각하여 독점을 방조하는 것도 무죄 판결하는 나란데…
웹표준을 지키고 웹접근성을 조금만 높이면 모두가 평등하고 안전하며 편하게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액티브엑스로 생긴 보안 문제를 줄일 수 있고, 시각장애인 전용 페이지 또는 음성안내 시스템으로 시각장애인의 웹서핑을 방해하는 일도 줄일 수 있지 않은가? 문서도 열린문서캠페인에서 이야기 하는 표준 문서 포맷(TXT, PDF, ODF)을 쓰면 윈도를 안 쓰더라도 누구나 읽거나 쓸 수 있다. 모든 운영체제에서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오픈오피스가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누구나 쓸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도 우리나라는 왜 윈도만 되게 할까?
그나저나 이친구는 내가 문서 못 연다고 답장 보낸지가 언젠데 왜 아직 답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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