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조직위원장 김기홍입니다. 오늘 처음으로 열리는 전주퀴어문화축제에 함께할 수 있어 굉장히 기쁘고 자랑스럽습니다.

기쁜 날이지만, 마냥 기뻐하기만 할 수는 없습니다. 얼마 전 충남에서는 인권조례가 폐지되었습니다. 우리 퀴어의 인권을 인권 항목에서 제외하기 위해 재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충남도의회는 재차 폐지에 표를 던졌습니다.

우리는 마치 존재 자체가 정치인 것 같습니다. 작년 동성애 반대 대통령, 동성애 반대 대답을 유도하는 거대 야당, 그 동성애 반대라는 말에 성소수자를 옹호했지만 올해 성소수자 반대 정당과 정치적 이익을 위해 손잡은 정당 등 대한민국 정치 안에는 우리의 존재 자체에 반대하거나, 거기에 암묵적인 동의를 표시하는 이들로 가득합니다.

그 반대를 이해하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어떻게 존재 자체에 반대할 수 있는지 이해하기 쉽지 않습니다. 단지 저들의 인권의식이 바닥인 걸까요? 아니면 제가 이해력이 부족하고, 논리력이 부족한 걸까요?

뭐가 어쨌건 그 반대는 우리를 흔들었고, 우리는 깨달았습니다. 우리는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되고, 저항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불쾌한 저들의 방식대로 저항하지 못하는 유쾌한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너무나도 유쾌해서 불쾌한 저들은 우리를 온갖 방식으로 압박하여 똑같이 불쾌하게 만들려합니다.

어쩌면, 우리가 저항하는 것이 아니라, 저 혐오세력이 저항하는 것 아닐까요? 그렇게 생각해보니 저들은 존재 자체에 저항하는 신기한 존재입니다. 대단하다고 격려해야 하나 싶을 만큼 대단한 존재입니다. 실존 자체에 마음이 무너질 수 있는 정신력까지 가질 만큼 대단한 존재입니다.

우리는 이렇게 또 모였습니다. 새로운 곳에서 벌이는 새로운 잔치에 왔습니다. 우리는 혐오에도 쓰러지지 않고, 이렇게 우리를 드러내며 즐겁게 잔치를 벌이고 즐기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존재는, 우리의 삶은, 우리의 따뜻한 연대는 혐오보다 강합니다. 그 연대의 잔치에서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도 함께 연대하겠습니다!

- 2018년 4월 7일 토요일 전주퀴어문화축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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