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 김기홍입니다.

저는 지난 지방선거에 도의원 비례대표 후보자로 출마한 낙선인입니다. 저는 퀴어정치를 내세운 후보로서 당연히 필요하다고 생각한 성중립 화장실 공약을 내세웠습니다. 그걸 갖고 트랜스젠더 혐오자들에게 조리돌림당했습니다. 제가 나약해서 그런가? 좀 힘들었습니다. 선거 끝나고도 힘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환영할 만한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드디어 6월 18일 세계보건기구가 만드는 국제질병분류 11판에서 성별 정체성 부분이 정신질환 목록에서 삭제된 것입니다. 동성애를 정신질환 목록에서 삭제한지 28년 만입니다. 혐오의 근거가 하나 더 사라졌습니다.

점차 혐오의 근거는 사라집니다. 그래도 어떤 트집을 잡아서든 혐오는 존재합니다. 수많은 혐오에도 우리는 여기 있습니다. 여기 살아 있습니다.

주위를 둘러보세요. 외로울 때 연대할 수 있는 친구들이, 동지들이, 지금 옆에, 앞에, 뒤에 함께 있습니다. 오늘의 자긍심과 환희로 가득찬 기분이 영원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의 자금심과 연대는 우리의 강한 버팀목이 될 것입니다.

우리의 삶은 투쟁이고, 오늘 퀴어 퍼레이드 역시 투쟁일 것입니다. 하지만 혐오에 맞서 우리의 자긍심을 드러내는 것은 인정받기 위한 투쟁이 아닙니다. 모든이의 인권과 모두를 존중하는 운동이며, 혐오라는 추위를 막을 모두를 위한 따뜻한 외투가 있다고 알리는 홍보 활동입니다.

우리의 자긍심은 혐오보다 아름답습니다.

자긍심에 가득 찬 우리의 연대는 혐오보다 강합니다.

- 2018년 6월 23일 토요일 대구퀴어문화축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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